▲원효봉 정상에서 만난 들고양이
이홍로
서암문부터 원효봉 정상까지는 경사가 심하여 오르기 힘이 듭니다. 그러나 오는처럼 추운날씨는 오르막길이 오히려 더 좋습니다. 오르다 보면 몸에 열이 나서 춥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등산로에 눈이 별로 없어 산을 오르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효암이 가까워오면서 등산로는 빙판길로 바뀌었습니다. 아이젠 없이는 오를 수 없습니다.
원효암을 지나 10여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여기에 오르면 백운대와 왼쪽으로 상장능선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의상봉능선이 한 눈에 보입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전망대에서 바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5분 정도 오르니 원효봉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여기서 바라 보는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은 정말 장관입니다. 정상에서 잠시 있는 동안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그 풍경은 시시각각으로 변화됩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있는데 어디서인지 고양이 울음소리가 애처롭게 들려 옵니다. 조금 아래로 내려가 보니 고양이 두 마리가 내가 다가 가도 움직이지도 않고 울어대기만 합니다. 간식으로 가져간 사과 한 조각을 던져 주었더니 이것은 즐겨 먹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