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이라는 단위 외면, 역사에 죄 짓는 일

등록 2015.01.01 16:39수정 2015.01.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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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간에 가는 해, 새해는 없다. 시간은 먼 옛날 그랬듯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에 민감하다. 이런 저런 구분을 하면서 묵은 해, 오는 해로 부르면서 세월을 계산한다.

생명이 유한한, 그러면서 우주의 시간과 지구의 시간을 분간할 줄 아는 인간은 시간의 흐름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미래를 소망하기도 한다. 새해가 밝았다. 을미년 양띠의 해다.

지난 한 해 지구촌에 엄청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흔히 그랬듯이 모두가 행복한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들이 훨씬 많았다. 잊고 싶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것 같은 참혹한 비극도 헤아릴 수 없이 일어났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자연은 인간에 정복된 듯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인간의 바람과 관계없이 제 논리대로 움직여간다. 인간이 우주를 향해 도전하지만 지구촌 차원의 자연의 섭리 앞에서조차 여전히 무력하다.

인간은 선과 악, 유능과 무능 등 모든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노력하면 성인처럼 될 수 있고 그 반대로 치달을 수도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간세상은 뿌린 대로 거두는 일이 흔한 곳이다. 개인이 그렇고 가정, 집단, 지역사회, 국가 단위도 마찬가지다.


우리, 그리고 우리 사회와 나라는, 이웃 국가는 올해 어떻게 될까?

인간 사회는 단기적으로 그 제도, 구성원들의 선택과 노력에 크게 좌우된다. 사회 제도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지만 그것은 인간을 구속하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들은 쉽게 판단키 어려운 존재다. 어떤 때는 성난 파도가 되어 모든 것을 뒤엎지만 어딴 때는 순한 양처럼 끌려다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사회 제도가 인간의 영리함을 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인간이 세상을 헤아리는 능력이 뛰어나서 어떤 사회 제도도, 인간은 피해가거나 돌아가는 일탈 행위를 일삼는다.

인간의 두뇌는 사회 제도 위에서 춤추거나 그것을 파괴하기도 한다. 사회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제대로 굴러가는 일은 많지 않다. 민주주의 교과서 하나 만으로 민주주의가 되지
지난해 우리의 경우 대통령을 둘러싼 이런저런 문제, 남북관계 등에서 과거보다 뒷걸음질 치는 일이 많았다. 초등학생도 뻔히 아는 일을 청와대는 모르쇠하거나 딴 전을 피워 많은 사람을 분노하고 실망케 했다.

완장을 차면 주인위에 군림하려는 소인배, 위선자 근성이 정치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가 정착해야 할 당위성에 비춰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의 큰 머슴인 대통령앞에 '그건 아니고'라면서 제 자리를 지키는 공직자들이 드물어지면서 사회가 황량하고 거칠어졌다.

위정자들이 남북문제를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용해 먹는 일이 너무 많았다. 종북 몰이가 그치지 않는다. 어리석은 일이다. 세계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치졸한 짓이다.

남북의 정치 이데올로기 차이는 언젠가는 소멸된다. 세계사가 그랬고 우리의 역사도 그랬다. 한시적인 정치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민족이라는 단위를 외면케 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새해에는, 지구촌 역사 속에서 가장 오래된 단위의 하나인 민족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고 갈라진 둘이 하나가 되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지구촌의 법칙의 하나는 약육강식이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약탈하고 침략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현실이다. 남북문제도 강대국에 휘둘리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챙기지 않는다. 항상 깨어 있으면서 자존감과 자생력, 통일을 향한 태세를 갖추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강자의 밥이 되기 십상이다.

오늘날 지구촌에 약 2백 여개의 나라가 있다. 국가 단위의 이런 구획은 역사 속에 생성된 것이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해야 하는 것이 지구촌의 숙명이다. 이런 점을 살펴 사회 내부의 행복 지수를 높이고 대외적으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식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갈라진 동포가 하나가 되는 민족적 과업의 성취를 위해 항상 살피고 노력하는 자세를 잃어서는 안 된다.

한 해가 시작된다. 어디서 어떻게 더 잘할 것인가를 모두가 챙겨 볼 때다. 개인이나 국가 차원 다 마찬가지다. 잘못되고 허물기는 쉽다. 다수가 인정하고 박수치는 의미 있는 일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온다는 것은 역사의 소중한 교훈이다. 과하면 반드시 멸한다. 항상 권선징악은 아니지만 세계사는 선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모두 한 해를 설계하고 의미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떨쳐 일어날 때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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