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굴뚝 농성굴뚝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의 건강 상태와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는 김득중 지부장
이준길
"정문에서는 굴뚝이 보이지 않아요. 사실 2012년도에 3명의 동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앞 송전탑 위에 올라가 171일 동안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해결을 못했어요. 지금 올라간 굴뚝 높이는 70m가 되고요. 저 위에 두 명의 동지가 올라가 있습니다. 이 정도 바람이면 굴뚝이 흔들려요. 그래서 지금 저 친구들이 밖으로 못나오고 있습니다. 멀미 증세도 있고, 연기가 LNG인데 직접 코로 맡게 되면 두통을 심하게 일으킵니다. 상당히 하루하루가 위험합니다. 이 투쟁은 2009년도에 시작해서 올해로 6년째가 되고 있는데요. 마지막 결단으로 저 두 친구가 올라갔어요. 저희는 대화를 하자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대화를 못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절박한 마음에 아무런 준비없이 올라갔어요. 지금도 보온이 완벽하지 않고, 공간이 1미터 밖에 되지 않아서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가 없어요. 두 사람이 1인용 텐트에 들어가 있고 밑에 깔판으로 보온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빨리 내려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설명을 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굴뚝 위로 손을 흔드는 김정욱, 이창근씨가 보였다. 법륜 스님과 정토회 회원들은 일제히 손을 흔들어 화답하면서 "힘내세요!"를 크게 외쳤다.
김 지부장이 "동영상으로 스님의 격려 메시지를 찍어서 굴뚝 위의 두 사람에게 전해주겠다"고 하자 스님은 즉석에서 두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말을 해주었다.
"고생들 많으시죠? 새해인데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에 굴뚝 위에 올라가서 찬바람 맞고, 밑에 계신 분들은 지원을 하면서 추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 없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여러분들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이루 말할 수가 없겠지만, 우리가 억울해 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이 과제를 안고 꾸준히, 그러나 절대로 물러섬이 없이 가야 합니다. 과정도 소중한 우리 인생입니다. 과정 또한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꼭 해결되어야 행복해진다고 생각하기보다 해결을 향해서 온갖 노력을 하는 이 과정도 우리에게는 값진 인생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길을 조금더 가볍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들도 여러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하겠습니다. 2015년 새해에는 쌍용자동차 문제가 꼭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일기예보 보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어버렸다는 김 지부장에게 법륜 스님은 "저희도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면서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다행히 김 지부장의 표정은 밝았다.
"최근에는 사측에서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요. 얼마 전 뉴스에서 최악의 대법원 판결로 쌍용차 판결이 뽑혔어요. 저희는 대화로 문제를 풀고자 끝까지 노력할 겁니다. 잘 될 것 같아요. 그러니 힘을 모아주세요." 정토회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떡국을 먹고 있는 중에 김정욱, 이창근씨와 영상 통화 연결이 되었다. 법륜 스님은 두 사람에게 "힘내세요!" 라고 격려했고 두 사람은 "잘 지내고 있어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굴뚝 위 칼바람 소리와 함께 생생한 목소리와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