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신부는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한국민주주의 진로"라는 제목으로 '민주수호 강연회'를 열었다.
윤성효
함 신부는 유신헌법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때 유신철폐라고 하면 감옥에 갔다, 그때 이돈명 변호사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해야 할 일이 많은 데 감옥에 가면 되겠느냐'고 하시더라"라며 "그러면서 '너희들이 만든 유신헌법이나 잘 지켜 달라'고 하더라, 유신헌법에도 꼭 지켜야 할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 그러면 긴급조치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욕할 가치도 없지만, 욕하지 말고, 그 사람이 후보 때 이야기했던 것만 지켜라고 하면 된다"라면서 "그는 거짓말쟁이의 왕이다, 자기 배반이다, 네가 말한 거 약속지켜라고 해야 한다, 왜 한 입으로 두 말 하느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시위하고 박근혜 타도를 격렬하게 외쳐서 감옥에 가기보다 오히려 꾸짖으면서 해야 한다"라며 "박근혜씨가 후보 때 이야기 한 것을 제대로 지적하는 것처럼, 그런 묘안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함 신부는 우리 민족이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이 싸우고, 6·25 전쟁 때 서로 죽이고, 독재자와 졸개자들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으며, 분단이 청산되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 공동의 잘못"이라면서 "선거에서 표를 찍은 사람뿐만 아니라 바꾸지 못한 사람들이 연대 책임도 있다, 우리는 하느님과 선조 앞에 참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죽기 전에는 순수해지게 돼 있다"라면서 "지금은 연초인데, 내 생애를 어떻게 마감해야 되는가를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깊은 성찰과 함께 내일을 위한 준비"이날 함세웅 신부는 헌법재판소(아래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하기 이틀 전(2014년 12월 17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원탁회의를 하는데, 모든 분들이 헌재가 이 사건을 기각해야 된다고 하더라"라면서 "그런데 두 분은 같은 뜻이지만 조금 다른 말을 했다, 그 다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은 (정당해산 결정이) 기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해산 뒤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고, 암울한 시대의 검찰·관권·행정부 독재시대 때 통합진보당 해산은 너무나 당연하고 이런 시대에 해산되지 않으면 언제 해산될 것이며 그래야 이 정권이 독재라는 것을 더 확인하게 된다는 말도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합진보당이 죽게 됐다, 죽은 다음부터 새로운 시작이고 살려내야 한다, 역사와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살려내는 것이고 그것은 부활이다"라면서 "부활은 깨닫는 것이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부활은 환생이 아니라 고통을 그대로 수락하고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여 십자가를 껴안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힘도 없는데…'라고 한다"며 운을 뗀 그는 "여기서 내공을 키워야 한다, 정권과 그 하수인의 결정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수락하면서, 거짓 언론을 넘어서서 그 다음에 더 큰 일을 생각하고 계획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깊은 성찰과 함께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하자"라고 호소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함 신부는 "노무현 대통령은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3년 연장했는데, 박근혜는 무기한 연장했다"라면서 "이는 대통령 취임선서문과 어긋나는 것이다, 군사작전권을 포기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지킬 수 있나, 이것을 야당도, 언론도 말하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음식처럼 소식도 건강하게 들어야"강연회에서는 언론 이야기도 나왔다. 함세웅 신부는 "한국의 썩은 언론, 특히 '조·중·동'은 국민의 머리를 썩게 만든다"라면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식도 건강한 소식을 들어야 한다, 거짓과 썩은 소식을 들으면 머리가 썩는다, 우리가 언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언론정화개혁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함 신부는 "정권을 바꾸고, 아름다운 공동체와 통일 공동체를 위해 함께 모여야 한다, 지금은 10인 10색이다, 진보진영도 NL이니 PD니 한다"라면서 "신학에는 원죄론이 있는데 원죄의 핵심은 인간의 분열성과 탐욕이다, 그것을 깨뜨리지 않고는 화합과 통일이 이뤄질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을 위한다면 큰 목적을 위해 양보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NL, PD의 분류를 배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함께 가야 한다"라면서 "친일청산과 유신잔재 청산, 분단 청산, 신자유주의 타파를 위해 모든 사람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민주정신과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함세웅 신부는 "1987년 체제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끝이 났다, 해산 반대했던 김이수 재판관만이 1987년 정신을 갖고 있다"라면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8대 1'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6월항쟁의 정신과 3·15부정선거와 싸웠던 정신, 김주열 열사정신을 다시 재연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자 얼굴도 다르고, 단체도 다르다, 그러나 단체이기주의를 버리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해 양보하면서 더 큰 집을 위해 합쳐가는 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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