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노래하는 '버스커'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곤, 더 버스커'. 왼쪽부터 허규(주인공 최 곤 역), 김보강(원석 역), 김효정(니나 역).
문성식
청춘로드뮤지컬 <곤, 더 버스커>가 1월 3일부터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중이다.
뮤지컬 <곤, 더 버스커>(공동극본 박용전 김도혜, 연출/음악 박용전)는 꾸준히 창작뮤지컬을 제작해 온 오픈런뮤지컬컴퍼니의 신작으로,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작 10개 작품 중 처음으로 막을 올렸다. 2013 문화체육관광부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에 선정되었고, 2014년 6월 독회공연을 거쳤다.
2014년 11월 유튜브에 공개된 넘버 '왜냐하면'의 뮤직비디오와 11월 29일 진행된 게릴라 버스킹 당시 '곤, 더 버스커', '나에게', '세잎클로버' 등의 넘버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버스킹을 소재로 한 뮤지컬답게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주인공 곤 역의 두 배우 김신의와 허규가 버스킹을 하며 관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순수한 영혼을 담아 길거리에서 노래하는 주인공 '최 곤'이 길거리 공연 자리를 다투다 '니나'와 그 쌍둥이 동생 '원석'과 친해져 팀을 결성하게 된다. 부산 해운대에 여행가서 노래 부르던 중 공무원의 제지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지만, 이 때 국내 막강한 버스킹 그룹인 '스트라다 킹'을 알게 되고, 결국 이 두 팀은 새로운 기획을 찾는 SKS방송국의 '버스커' 경연대회 최종우승 선발전에서 만나게 되는데...
공연 시작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신나고 감미로운 노래가 작품을 압도한다. 줄거리 구조가 단순하고 갈등의 구조가 복잡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계속되며 귀에 꽂히는 뮤지컬 넘버들과 배우들의 시원한 열창과 자연스런 연기에 빠져들며 관객들은 극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세상 속에 유명해지는 것보다 노래 자체가 좋은 주인공 최곤과 수단 방법 동원해 '시청률'만을 강조하는 방송국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작품의 의도를 알려주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명대사도 등장한다. 원석이 즉흥 작곡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하니 "'코드'가 길이라면, '멜로디'는 그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고, '가사'는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라며 곤은 즉흥노래를 한다. 니나와 곤의 러브라인도 감초 역할을 한다.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니나와 곤은 원석이 화장실 간 사이 카톡으로 문자하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주인공 최곤역의 김신의는 고음의 시원한 열창과 자연스런 연기로 버스커 최 곤을 완벽히 소화했다. 더블 캐스팅의 허규 역시 감미로운 목소리로 또 다른 최곤을 멋지게 선보였다. 원석역의 김보강과 탭댄서이자 청각장애를 지닌 니나 역의 김효정 역시 어릴 적 어머니를 잃었지만 꿋꿋하고 순수하게 이 세상을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쌍둥이 남매 역을 잘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