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다희 실형 "계획적 범행...이병헌도 빌미제공"

'이병헌 협박' 이지연·김다희 징역 1년·1년2개월 선고

등록 2015.01.15 11:19수정 2015.01.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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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24일, 자신을 협박한 모델 이지연씨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간 이병헌씨가 신문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자신을 협박한 모델 이지연씨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간 이병헌씨가 신문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이희훈

배우 이병헌씨를 협박한 모델 이지연씨와 걸그룹 '글램' 김다희씨가 결국 실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단독9부(재판장 정은영 부장판사)는 두 사람이 이병헌씨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그에게 현금 50억 원을 요구한 혐의(공동공갈)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금전적 동기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상당한 피해를 입은 만큼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이지연씨는 징역 1년 2개월에, 김다희씨는 징역 1년에 처했다.

이 사건은 이지연씨 등의 범행 동기를 두고 이지연씨와 이병헌씨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왔다. 이지연씨는 그동안 이병헌씨에게 돈을 요구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연인 관계였던 이병헌씨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로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해왔다. 특별한 동기가 없었다는 뜻이다. 반면 이병헌씨는 그냥 알고 지냈을 뿐, 사귄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 "이병헌-이지연, 연인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

재판부의 결론은 '연인 관계는 아니다'였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등을 볼 때 이병헌씨가 이지연씨를 좋아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만남을 요구하는 그의 제안을 이지연씨가 수차례 거절하고, 성관계도 끝까지 거절했다. 정은영 부장판사는 "이지연씨가 이병헌씨에 대한 이성적 관심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두 사람을 연인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지연씨와 김다희씨가 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 이지연씨가 이병헌씨와 만나기 전 김다희씨와 '동영상을 연예 매체에 넘기면 10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 이병헌씨가 헤어지자고 한 2014년 8월 14일, '(돈은) 못 뜯어낼 듯' '그냥 그대로 가자'라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 등을 볼 때 이병헌씨가 돈을 달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화가 났다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정은영 부장판사는 "두 피고인은 초범인데다 그렇게 치밀하고 조직적이진 않았고, 범행이 미수에 그쳐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했다"라면서도 "불리한 사정들이 더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 이들이 요구한 50억 원이라는 액수 자체가 막대한데다 ▲ 일방적인 '연인 관계' 주장 등으로 피해자인 이병헌씨가 정신적 충격은 물론 사회적 비난까지 받고 있는 만큼 그 피해가 상당하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또 ▲ 이지연씨가 수차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내용 등은 없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병헌씨에게도 책임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유명인으로 가정이 있는데도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피고인들과 어울리며 과한 성적 농담을 하고, 이성으로서 관심을 보였다"며 "이 사건 빌미를 먼저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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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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