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 전세가격(종합) 및 기업형 민간임대 임대료 예상(전월세전환율 6% 가정)
국토부
이 이야기는 설명이 좀 필요합니다.
보증금 산정 기준부터 말씀 드릴게요. 보증금은 월세의 150배 기준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니까 곱하기 150을 한 것이고, 또 기업들은 월 임대료를 높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곱하기 100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숫자 '× 150'과 '× 100'은 이렇게 해석하면 됩니다.
그럼 임대료는? 임대료는 한국감정원의 중위 전세가격 통계라는 것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중위 전세가격은 '조사대상 표본 전체를 가격 순으로 배열했을 때 정 가운데 위치한 전세주택의 가격을 뜻'하는 개념입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주택의 중위 전세가격이 2억 4300만 원이고, 이것을 전월세전환률 6%를 적용했더니 보증금 8100만 원에 월세 81만 원(순수월세만 따지면 122만 원)의 임대료가 나왔다는 겁니다. 한국감정원의 중위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국, 수도권, 서울과 지방별로 이런 월세가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국토부에서 펴낸 Q&A 3쪽에도 같은 이야기가 씌여 있습니다.
5. 중산층이 기업형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을지?□ 전국 주택종합의 중위 전세값(1.36억원)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보증부 월세 금액을 고려했을 때, 기업형임대주택은 보증금 4,500만원, 월 임대료 40만원 중반이 될 전망이고, ㅇ 이는 소득 3~4분위에서 지출하는 주거비 부담과 유사한 수준□ 수도권 중위 전세값(1.85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는 보증금 6,200만원 월세 60만원 내외가 될 전망으로, 이는 소득 5~6분위가 지출하는 주거비와 유사한 수준임여기서 잠깐! 아무리 눈을 닦고 봐도 이것은 현실성이 별로 없어요. 현재 뉴타운 33평 아파트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00만 원 정도 시세인데, 이게 가능하다고요?
비밀은 한국감정원의 중위 전세가격에 있습니다. 국토부가 인용한 한국감정원의 중위 전세가격은 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까지 포함한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강남에서는 40㎡ 초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3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강북에서는 훨씬 넓은 평수의 아파트는 한국감정원의 중위 전세가격인 2억 4300만 원이 나올 수 있는 것이죠. 더군다나 일반적으로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일반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보다 높습니다. 그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한국감정원에서 통계로 정리했다고 그것을 덥석 기준으로 해서 임대료를 산정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죠.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월 62만 원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고요, 또 가능하다 하더라도 위의 임대료에는 관리비가 빠진 것입니다. 관리비를 포함한다면 '월 임대료=100만 원'의 공식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월 100만 원씩은 돈이 나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된 이유는?저는 국토부에서 낸 자료와 이를 지적하는 언론 기사를 통해 대략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택지지원에 대한 문제
▲ 또 다시 되풀이 되는 그린벨트 해제문제
▲ 현실과 동떨어진 임대료 문제
그 외에도 분양과 임대를 오락가락 하는 정책의 일관성 문제라든지, 서민주거복지의 외면 문제라든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꼼수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을 투입하고 꼼꼼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고 이제 실행을 하려 한다는 겁니다. 저는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 안을 밀어 붙이는 것이 오히려 뭔가 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정권이 사상 처음으로, 전무후무하게 '서민주거복지'라는 항목을 빼고 아예 처음부터 '중산층'을 운운하는 이 배짱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뭔가 얻는 것이 있으니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겠죠? 현재의 전월세 난은 정말 사람들로 하여금 나락에 떨어지게 하는 절망감만 주고 있습니다., 한 달 100만 원씩(아니면 그 이상) 돈 내고 살라는 정책을 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죠?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최요한, 1969년 서울 산(産), 2000년부터 방송에 관심 있어 주변을 맴돌다 2005년 우연히 얻어 걸린 라디오 전화인터뷰부터 시사평론 방송시작, 2014년부터는 경제 Agenda에 집중, 시사경제평론을 하면서 몇몇 경제채널 출연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종일 고민함.
공유하기
정부의 야심작 '기업형 임대주택', 파고들수록 이상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