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박근혜식 증세 한계... 법인세도 인상 가능"

"중복지-중부담 가려면 국민 대타협 기구 필요해"... 연말정산 책임론은 반박

등록 2015.01.29 21:40수정 2015.01.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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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국정원 개혁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일괄 처리키로 합의한 시한인 30일 자정을 넘긴 후, 국회 본회의장을 방문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위원장인 나성린 의원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여야가 국정원 개혁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일괄 처리키로 합의한 시한인 30일 자정을 넘긴 후, 국회 본회의장을 방문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위원장인 나성린 의원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남소연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증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원석 정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연말정산 파동, 문제와 해법' 토론회에서 "부자 증세만으로는 복지 확대가 어렵다"라며 "중복지-중부담 쪽으로 국민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중복지로 나가면 얼마나 더 세금을 걷어야 할지 나온다"라면서 "그것을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도 인상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 야당의 법인세 인상 주장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 주장에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경기활성화를 막는다는 논리로 맞서왔다. 이에 야당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법인세를 줄여서 발생한 세수부족 사태를 서민지갑을 털어 메꾸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실제로 박원석 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 당시 2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3년 22%로 줄었다. 실효세율로 따지면 3.58%포인트 정도 줄은 셈이다. 그러나 소득세는 2008년 당시 35%에서 2013년 38%로 세율이 인상됐다.

실효세율로는 0.46% 포인트 증가한 것에 불과하나 증가세수는 법인세 증가세수보다 약 8조 원이 더 많다. 법인세는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4조7000억 원 늘어났지만, 소득세는 같은 시기 약 12조 원 더 걷혔다. 즉 '서민 지갑을 털어 부족한 세수를 메꾼다'는 야당의 논리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소득세는 계속 부자증세를 해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중산층 서민에 대한 소득세율은 2% 낮췄고 그 위로는 3% 올렸다"라며 "소득세는 지금 부자들 중심으로 많이 증세된 것이고 법인세는 투자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대기업 모두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탈세를 줄이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박근혜식 증세는 한계에 다다랐다"라고 인정했다. 또 "복지수준을 조정하면서 어떻게 증세할 지는 국민적 대타협이 필요한데 올해 우리 당에서도 관련 국민대타협 기구 설립 얘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부·여당은 확신범이었다" VS "여야 동수인 조세소위서 결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에 대한 책임을 두고 설전도 벌어졌다.

특히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역설적으로 이번 사태는 나성린 의원 때문에 벌어졌다"라고 각을 세웠다. 나 의원은 지난 세법 개정 당시 조세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이 (지난 세법 개정으로) 세금이 늘 걸 알면서도 거리낌 없이 밀어붙였다"라며 "아주 확신범이다, 재벌과 슈퍼부자의 세금을 건들 수 없으니 (중산·서민층 증세를 통해) 거위가 알지 못하게 털을 뽑겠다고 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나 의원은 '오만과 독선','의회주의를 무시한 폭거' 등 강도 높은 비판이 계속되자 "조세소위는 여야 동수다, 폭거는 있을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꼼수 증세' 논란이 있었던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도 "여야 원내대표가 같이 합의한 것"이라면서 여야 공동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세액공제 전환으로 고소득층은 세부담이 늘어났지만 저소득층의 세부담은 완화됐다는 얘기다. 즉, 연말정산을 통한 부의 재분배 효과가 분명 있다는 데 공감한 것이다. 초점은 정부의 엉성했던 계산방식에 맞춰졌다.

박원석 의원은 "연말정산 방식을 변경한 근본방식이나 취지가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다만, 디테일한 케이스를 갖고 좀 더 세밀한 세제안을 논의했어야 했는데 정부가 그런 걸 (조세소위에) 가져오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전체적 방향은 옳았지만 여러가지 디테일한 부분을 간과한 점이 있어 당에서 이미 사과드렸다"라면서 "3월 추가 연말정산까지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이 나오면 그 때 또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성린 #홍종학 #박원석 #연말정산 #법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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