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NHK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살해한 영상을 공개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IS는 1일 오전 5시(한국시각) 인터넷을 통해 인질을 살해한 영상을 공개하며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내건 최종시한이 성과 없이 지난 후 이틀 만이다.
IS는 '일본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일본은 사악한 세력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어리석은 결정으로 '이슬람국가'의 힘과 권위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베 총리, 우리는 너희들의 피에 굶주려 있으며 이 칼은 고토를 죽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당신의 국민은 어디에 있어도 살해된다"며 "일본의 악몽이 시작된다"고 위협했다.
고토로 추정되는 인질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무릎을 꿇고 있으며, 그 옆에 검은 복면을 한 IS 대원이 영어로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영상은 살해된 인질을 정지화면으로 보여주고 마무리된다.
IS는 지난달 20일 일본이 IS를 격퇴하려는 중동 국가들에 자금 원조를 했다는 이유로 일본인 유카와 하루나와 고토 등 2명을 내세워 몸값으로 2억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일본 정부가 몸값 요구를 거부하자 IS는 24일 유카와를 먼저 살해한 뒤 나머지 인질 고토를 내세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지난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호텔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이라크 출신의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와 교환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요르단 정부는 지난해 IS 공습 작전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붙잡힌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와의 교환을 요구하며 협상이 틀어졌다. 결국 요르단 정부는 조종사의 생사를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형수 알리샤위의 석방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IS는 예고한 대로 유카와에 이어 고토까지 일본인 인질 2명을 모두 살해했다. 하지만 요르단 정부가 생사 확인을 요구한 알카사스베 중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는 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서 난민들의 삶을 전해왔고, 지난해 10월 시리아의 IS 거점 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실종된 후 인질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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