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 스님지난 29일 오후 진관 스님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슬픈 현실을 담은 시집 '바지선 기러기'를 출판한 이유를 설명하고 잇다.
김철관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시집으로 기록한 책이 나왔다.
지난 1월 13일 조계종 스님들의 교육을 책임질 '교수아사리'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조계종 진관 스님이 <바지선 기러기>(한강, 2015년 1월)를 출간했다.
개인적으로 스물네 번째 시집이기도 한 <바지선 기러기>는 세월호 참사 때 불교계가 차린 진도 팽목항 천막 법당에서 육신을 맡기면서, 실종자 가족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바지선을 오가면서 느낀 세월호 참사의 슬픈 현실을 시로 표현했다.
스님이 원고를 마무리할 무렵인 지난해 10월 28일, 마침 이 날이 생일인 단원고 고 황지현양이 세월호 선내 4층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돼 수습됐다. 스님은 지현 학생이 바다에서 나왔다는 소식에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아직도 바다에서 나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들의 명복을 빌며 세월호의 아픔을 시집에 남겼다고 후기를 통해 밝히고 있다.
시집 표지에는 거친 파도 위에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9마리 기러기가 보인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 시집 제목 '바지선 기러기'의 진정한 의미는 뭘까.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 조계사 불교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진관 스님을 만났다. 그는 한마디로 '기러기 보다 못한 인간의 잘못된 행동'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러기가 날아가다 인간들이 총을 쏘아, 한 기러기가 부상을 당하면 날다가 내려온다. 내려와 다친 동료 기러기를 치료를 하고, 죽으면 묻어 주고 떠난다. 기러기 같은 짐승도 그렇게 하는데, 인간들이 하물며 바다에 빠져 있는 인간을 너무 홀대했다. 기러기 보다 못한 인간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러기의 협동심보다 못한 인간의 협동심을 말하고 있다. 또한 진도 팽목항에서 시신을 수습하기위해 간 잠수부들을 따라 다섯 번의 바지선을 탔다. 그래서 팽목항의 바지선과 기러기를 합쳐 '바지선 기러기'라고 시집 제목을 정했다." 다음은 시집에 소개한 '잘 가거라'라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