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성계,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 파업에 힘 보태

여성 100인 선언 준비... 지역 노동계 "13일 학위수여식 전까지 해결하라"

등록 2015.02.04 14:19수정 2015.02.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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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왼쪽)과 지역 노동계가 4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과학대가 파업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왼쪽)과 지역 노동계가 4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과학대가 파업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이 지난해 6월 16일부터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에서 파업 농성을 벌인 지 4일자로 234일째를 맞았다. 하지만 이들 청소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대학 측의 가처분 신청에 따른 통장 압류와 대체 인력 투입에 따른 생활고 등의 고통 뿐이다. (관련 기사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에게 온 연말선물은 '고통')

이들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되자, 울산 지역 각계 여성들이 비판을 제기했다. 지역 여성계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 100인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 100인 선언 기자회견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현재 부산·경남 지역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울산과학대 파업 문제 해결 촉구 대규모 1박 농성 연대의 날이 추진되고 있고, 전국의 청소 노동자들이 울산에 모이는 '청소노동자대회'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여성계는 100인 선언 추진의 이유를 밝히며 "나이 든 여성들의 일자리를 돌봄 노동에 가두고, 일할수록 빚지는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사회에 당당히 맞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오는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여성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노동계는 4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과학대가 학위 수여식을 하는 오는 13일 이전까지 파업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a  여성계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 100인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계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 100인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 여성 100인 선언 포스터


"대학 측 파업 해결 의지 없어... 2월 13일 학위수여식 전까지 해결하라"

민주노총 울산 본부와 울산 지역연대노동조합 등 울산 지역 노동계는 4일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학 측의 '파업 문제 해결 의지 없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8개월이 다 되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대학 측이 파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학교 측은 단 한 차례도 대화에 나서지 않았고, 노조의 요구뿐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와 정당의 면담 요청도 모두 무시했다"며 "고용노동부 근로 감독관과, 심지어 안효대 울산 동구 국회의원의 사태 해결 노력까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소 노동자들은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업체와의 교섭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며 "업체는 원청인 대학 측이 이번 파업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분명히 있음을 확인해야 원만한 교섭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지역 노동계는 이어 "그동안 청소 노동자들이 요구했던 총장 면담과 농성장 전기 사용, 농성장 옆 수도 사용, 야간 화장실 사용 등은 최소한의 인권 보장 차원의 문제이자, 학교 측의 해결 의지에 대한 판단 기준 중 하나였다"며 "또한 노조는 지난 1월 23일 공문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문제 해결 의지가 있음을 행위로서 보여줄 것'을 대학 측에 요구했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과학대는 오는 2월 13일 학위수여식을 진행할 예정인데, 청소 노동자들은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가올 학위 수여식이 아무런 탈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바랄 뿐"이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계속 방치한다면 학위 수여식 전 원만한 교섭을 통한 해결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학 측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해 울산 지법이 지난해 11월 3일 청소 노동자 16명에게 1명당 하루 30만 원, 각각 330만 원씩 모두 528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집행, 현재 청소 노동자들의 통장이 압류된 상태다. 여기다 대학 측은 현재 대학 마당에 쳐진 천막을 두고 '퇴거 단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이를 어길 시 매일 각 3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해달라는 신청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대학 측은 천막 농성장에 대한 2차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재판부는 대화로 파업 문제를 풀 것을 바라며, 2차 가처분 결정을 계속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 연휴를 앞둔 2월 13일 학위 수여식 전에 진짜 교섭이 열려 파업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울산과학대는 적극 나서라"고 거듭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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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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