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는 지난해 12월 18일 맥도날드 청담DT점 앞에서 '불법천지 강도날드, 알바들은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알바노조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맥도날드 매장에는 왜 아르바이트(크루)들만 가득한가'에 대해서 말이다. 24시간 돌아가는 맥도날드. 빵을 만들고, 주문을 받고, 청소를 하고, 배달하는 일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데, 맥도날드에는 관리직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채용된다.
왜 맥도날드는 알바를 채용하고, 최저임금만 지급하는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어도, 맥도날드가 직장이더라도 계약기간은 최대 1년을 넘을 수 없다. 물론 (결과적으로) 1년이 넘게 일하는 알바들도 있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알바들은 관리자들의 눈칫밥 먹으며 일할 수밖에 없고, 부당한 일에 항의하기도 어렵다. 지난 1월 21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맥도날드와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직원을 무조건 알바로만 채용하는 관행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보자. 맥도날드 알바는 왜 최저임금만 받을까? 크루의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인 5580원이다. 최저임금은 '지키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최소한으로 지급해야 하는 임금을 뜻한다.
대기업부터 개인사업자까지 알바들을 고용한 사업주의 지불능력은 천차만별이지만, 대기업인 맥도날드에서 딱 최저임금만 주는 상황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개인사업자들이 임금을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 결국 알바들의 시급은 대기업이 앞장서 최저임금에 꽁꽁 묶어둔 상황이 되었다.
맥도날드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크루들이 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청소년들부터 엄청난 학비를 대야 하는 대학생들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투잡' 뛰는 라이더(배달) 아저씨들, 자녀 양육비 벌려는 주부사원들도 있다. 장애인과 시니어 사원들까지도.
이 모든 맥도날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만 받으면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을지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직원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긴다는 맥도날드의 본사 CEO 시급은 무려 1천만 원에 육박하는데도 말이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의 설문조사에서는 상당수의 맥도날드 알바들이 쉴 틈 없이 일하며 최저임금 받는 건 억울하다고 답했다. 결국 글로벌 대기업 맥도날드는 정작 직원들이 어떻게 먹고사는지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유리한 증거는 문서로, 불리한 증거는 구두로 남긴 맥도날드지난 2월 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가현 알바노조 조합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가현 조합원은 지난해 5월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날에 맥도날드의 꺾기 실태를 고발했으며, 해고되던 날 매니저는 이가현 조합원에게 "동료들이 너의 노동조합 활동을 불편해한다"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
"내일부터 나오지 마"... 난 왜 맥도날드서 잘렸나)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정당한 해고'라고 결정했다. 본사 노무담당자는 이가현 조합원이 주장한 바를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고통보 당시 언급한 유일한 이유인 '노조활동'은 쏙 빠지고 원래부터 이가현 조합원이 불성실하게 일해 왔다는 주장만 반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