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학력·성별·직업 차별로 문제가 된 공책의 업체가 문제가 불거진 직후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상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반8 홈페이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반8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의 반8 관계자는 "반론을 듣고자 한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반론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더니 "물의를 일으키고, 오해를 산 점 대단히 죄송하다"라면서 "온·오프라인에서 해왔던 해당 공책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고, 누리집에 사과문을 게시할 것이며, 앞으로 좋은 제품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답변은 다소 어색하고, 어설펐지만 대신 명료하고, 단호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해당 누리집에 접속했습니다. 정말 문제가 된 공책의 판매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약속대로 곧이어 사과문도 올라왔습니다. 대표 명의의 사과문은 누리집의 절반을 가릴 정도로 누구나 볼 수 있게 배치했습니다. 식은땀이 났습니다. 곧바로 편집부에 알려 아직 출고되지 않은 기사를 보강했고, 독자와는 보강한 기사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반8과 같은 후속조치가 나왔을 때 우리는 그들의 사과를 "진정성 있다"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은 시민단체 관계자도 "(반8 대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습니다. 이 관계자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는 "반8이 사과문에서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학교 급훈을 갖고 디자인했다'고 밝혔듯 반8보다 그러한 급훈을 만든 일부 학교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진정을 낸 것도 대단하지만 (반8의)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도 대단하다" "반8(의 다른 상품) 내가 팔아준다, 힘내라"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수십 대 앞에 서서 고개를 푹 숙이는 게, "부덕의 소치"라는 해명 한 마디 내놓는 게 사과가 아닙니다. 자신의 잘못에 납득할 만한 책임을 져야 푹 숙인 고개와 해명 한 마디가 사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반8의 사과 방식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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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조현아씨, '차별 공책' 업체 좀 본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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