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접견에서 인사한 뒤 착석을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한 번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의 브리핑이 논란에 휩싸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불러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회동이 끝난 후 원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증세와 복지 문제 이야기가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재정이 어려우니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게 대통령의 말씀이다, 선 경제 활성화 후 세금 논의로 보시면 된다"라며 "대통령은 한 번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직접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걸 소개한다"라고 말했다.
원유철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발언한 적이 없다고 했다"'박 대통령 입으로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원 정책위의장은 "네"라고 답한 뒤 "우선 경제를 살려서 거기서 생기는 혜택을 가지고 복지 쪽으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말씀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를 뚜렷하게 말한 적 없고 경제활성화법이 통과되면 거기서 발생하는 이득이 잘 스며드는 것 아니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라며 "구체적인 것은 추후 당·정·청에서 계속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거듭 밝혔다.
원 정책위의장의 브리핑 이후 증세론과 인적쇄신 문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동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복지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문에 "정부의 비효율적 씀씀이를 줄여서 복지 재원의 60%를 마련하고 세수 확대를 통해 40%를 충당할 것"이라며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지하경제를 활성화(양성화를 잘못 말한 것)해 매년 27조 원, 5년간 135조 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있다.
진화 나선 유승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진실게임'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유승민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 앞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를 말한 적 없다'라고 말씀한 것 같은데 제가 들은 바로는 그런 '워딩'(말)은 없었다"라며 "그 부분은 바로잡고 싶어서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만나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은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이번에는 대통령과의 회동이 '진실게임' 논란으로 번졌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수시로 열어 모든 것을 논의하고 잘 협조하자"라며 "고위 당·정·청 회의도 적극 활용해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 정책협의체가 가동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이다. 신설되는 당·정·청 정책협의체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 측에서는 경제·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서는 정책조정수석, 경제수석, 정무수석 등이 참여한다.
당·정·청 정책협의체는 매월 2회 격주로 열리게 되고 2월에는 설 명절 연휴 직후 첫 회의를 열고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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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란 말 한 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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