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경북대 총장 후보에 대해 임용제청을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경북대교수회 등은 임용제청을 조속히 시행하라는 현수막을 대학내 곳곳에 내걸었다. 인문대학 건물에 걸려있는 인문대교수회의 현수막.
조정훈
"교수회에서 교육부에 총장 임용제청 거부 사유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회신도 하지 않았어요. 이는 교육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불법적인 일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사열(59) 경북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6월 26일 치러진 총장후보 선거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정됐지만 추천위원 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경북대는 10월 17일 총장선거를 다시 실시해 김사열 교수가 또다시 1순위로 선정되었다. 학교 측은 교육부에 총장 임용을 제청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12월 17일 경북대에 보낸 공문을 통해 "교육공무원법 제24조 6항에 따라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귀 대학에서 추천한 총장임용후보자를 임용제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그러며 "귀 대학에서는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총장임용후보자를 재선정하여 우리 부로 추천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북대 교수회와 학생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교육부를 비판하고 조속히 총장임용제청을 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학본부와 교수회는 임용제청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교육부는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보냈다.
결국 김사열 교수가 정보공개를 신청했지만 교육부의 답변은 없었다. 그사이 김 교수에 대한 억측이 난무했다. 김 교수는 "교육부가 이유를 밝히지 않으니 모든 게 이유가 되고 악화된 소문들이 진화한다"며 "어느새 파렴치한 인물이 되어 있더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총장 공석사태가 장기화되면서 6개월 사이에 총장 직무대리가 세 번이나 바뀌는 등 파행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총장의 직인이 없는 졸업장을 받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김 교수는 결국 지난 1월 21일 서울행정법원에 임용제청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를 제출하고 류수노 방송통신대 총장 1순위 후보, 김현규 공주대학교 총장 1순위 후보와 함께 공동대응에 나섰다.
지난 13일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총장선거 이후 교육부의 임용제청 거부에서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의 심정을 들었다. 김 교수는 헌법의 정신과 대학의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해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