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빵네협동조합 공동생산시설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공동생산시설에서는 10여명의 직원들이 빵을 만들고 있으며, 매일 아침 조합원 빵집으로 생지가 배달된다.
이현정
동네빵네협동조합 소속 빵집에서는 각각 특유의 개성이 담긴 빵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공동생산시설에서 만든 생지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개별 빵집들만의 개성 있는 빵도 즐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협동조합은 방부제나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정직하고 건강한 빵, 동네빵집만의 매력을 담은 개성 있고 신선한 빵을 생산하고 있다.
"청국장 가루를 넣어 보면 어떨까요?" "성인병 당뇨 환자 많으니 괜찮겠는데, 단가가 너무 올라가네요." "최하 6천 원 정도로 맞추야 하고, 설탕도 최소한 도로 줄여야겠는데.." "고율배합에서는 소금 들어가도 못 느끼는데 저율배합에서는 1.7% 정도가 딱 맞는 거 같아" 동네빵네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한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배합률이나 제빵 방식, 단가, 포장까지 세세한 것 모두 함께 결정한다. 이날도 역시 청국장 가루로 만든 건강빵 등 몇 가지 신제품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새로 개발한 빵의 단가는 물론, 포장재 등도 함께 의논했다. 새로 개발한 제품은 때때로 시연을 하기도 한다는데, 다음 시연 계획도 잡았다. 동네빵네협동조합 9명의 조합원은 모두 관리, 생산, 품질, 영업, 대외업무, 구매, 이사장 등 각 업무 담당 이사를 나눠 맡아 함께 하고 있다. 매주 회의 때 각 업무 담당의 진행 상황도 보고받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들의 회의 모습을 지켜보자니, 협동조합의 정신을 지켜나가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1인 1표의 민주적 운영, 나아가 적극적인 조합원 참여가 가능하도록, 모든 조합원이 하나의 역할을 맡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리라.
실제 동네빵네협동조합과 같은 사업자협동조합 (생산자협동조합)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모든 조합원이 조합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업자협동조합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사장과 조합원의 이해 정도가 달라 난감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시간상 깊은 얘기까지 나누진 못했지만, 동네빵네협동조합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거나, 겪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장인 정신을 담은 좋은 빵과 친절한 미소로 함께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각각의 조합 빵집 모두가 날마다 한결같긴 쉽지 않을 듯싶다. 그래도 동네빵네협동조합의 회의 모습을 지켜보자니, 2년이 채 안되었음에도 한결 안정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안정적인 틀을 갖추고 마음을 맞추기까지 내부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한다.
"빵 만들고 개발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어 시작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판매 · 마케팅 할 줄 모르고. 법인체 운영하는데 회계 등도 낯설고.." 조합원 모두 몇십 년 동안 빵집을 운영했지만, 법인체 운영은 쉽지 않았다. 개인사업자로 빵집을 운영할 때와 달리, 재무도 어렵고, 노무 관리도 안 되고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운영컨설팅 등을 받으며, 함께 노력한 결과 이젠 제법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1년 해보니 이젠 동네빵네라는 브랜드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제법 많아졌어요. 그래서 책임감도 무겁게 느끼고 조심스럽죠. 고객들한테 실수하는 일 없도록 늘 경계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