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음식 솜씨 물려받아... 퓨전 음식 도전해요

3대째 전통식품의 손맛 잇고 있는 전남 함평 노미진씨

등록 2015.03.16 18:52수정 2015.03.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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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식품의 규격화, 퓨전화에 도전하고 있는 노미진 씨. 어머니의 대를 이어 전통식품을 전수받고 있다.
전통식품의 규격화, 퓨전화에 도전하고 있는 노미진 씨. 어머니의 대를 이어 전통식품을 전수받고 있다.이돈삼

"외할머니의 손맛을 어머니가 이어받았고, 어머니의 손맛을 제가 전수받고 있어요. 3대를 잇는 거죠. 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통식품을 젊은 감각에 맞게 수제 퓨전음식으로 응용하려고 해요."


전남 함평군 함평읍에 사는 노미진(41)씨의 얘기다. 노씨는 30년 동안 전통의 폐백음식과 시제음식을 만들며 명성을 얻은 임화자(64) 씨의 큰딸이다. 그녀는 요즘 수제 퓨전음식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현대인들은 인스턴트 식품에 완전히 길들여져 있어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요. 인스턴트 음식에는 염분과 당분,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있죠.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은 부족하고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요.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어린이 비만이 느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노씨가 전통식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노씨의 관심은 염분 함량이 낮으면서도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요리에 있다. 식재료 고르는 것부터 하나씩 배우며 맛을 하나씩 익혀갔다.

 노미진 씨의 전통식품 전수는 옛것에다 응용을 더한 퓨전화에 있다.
노미진 씨의 전통식품 전수는 옛것에다 응용을 더한 퓨전화에 있다.이돈삼

새로운 요리법 개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소금을 적게 쓰면 오랜 기간 보관이 어려웠다. 염분 함량과 숙성 기간을 두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오이초절임과 사과, 양파, 우엉을 이용한 피클 개발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지난해엔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함평읍에 음식점을 냈다. 숙성과 발효가 필요한 장아찌나 젓갈은 어머니가 대준다. 나머지 밑반찬은 노씨가 다 만든다. 화학조미료 한 숟가락도 넣지 않고 시간과 정성으로 버무린다.


"식당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자책하며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반찬이 정갈하고 맛도 깔끔하다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에서 힘을 얻었어요. 보람도 느끼고요."

 노미진 씨가 직접 빚은 떡. 전통의 떡에다 멋을 더 했다.
노미진 씨가 직접 빚은 떡. 전통의 떡에다 멋을 더 했다.이돈삼

노씨의 전통식품 잇기는 밑반찬에 이어 떡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설기떡과 보리떡, 찰시루떡, 인절미를 직접 만들고 있다. 어머니의 손맛을 규격화시키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음식이 병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음식이 병을 고친다고도 하고요.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먹어야죠. 그래야 몸이 건강하고 정신도 깨끗하죠. 음식의 원재료가 주는 깊은 맛을 알아가면서 몸과 음식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요."

음식을 대하는 노씨의 마음이다. 노씨는 금명간 전통음식 만드는 법을 전수받고 나면 구체적으로 식품의 규격화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는 손맛 못지않게 퓨전화와 규격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밑반찬 세트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노미진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의 상차림. 전통식품이 맛깔스럽게 담겨져 있다.
노미진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의 상차림. 전통식품이 맛깔스럽게 담겨져 있다.이돈삼

#노미진 #전통식품 #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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