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임금인상 요구, 2009년부터 있었다"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김진향 교수가 밝힌 '개성공단' 비화

등록 2015.03.17 07:59수정 2015.11.18 11:11
0
원고료로 응원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낸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자료사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낸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자료사진)권우성

[기사 수정 : 17일 오전 9시 47분]

2013년 봄 한미연합군사훈련 여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개성공단이 다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규정을 바꾼 북한이 3월부터 이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월 최저임금을 현재의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포인트 인상하겠다는 내용 등이다. '개성공단 북측노동자 임금은 매년 8월 1일 남북간 합의로 결정하며, 그 상한선은 5%로 한다'는 남북간 합의를 깬 것이라는 정부는 이에 응할 수 없다며 북에 회의를 제안했지만 북은 이를 거부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식혀온 마지막 냉각제에 심각한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남측의 대부분에게는 갑작스럽게 알려진 것이지만, 북한은 이미 2009년부터 개성공단 북측노동자들에 대한 임금규정을 바꾸자고 요구해왔다고 한다.

"북한의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 임금규정 개정요구는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올 것이 온 거고, 뒤늦게 터진 거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변화된 조건과 정세에 맞춰서 임금규정 등 개성공단과 관련된  많은 규정들을 바꾸자고 요구해왔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2008년~2011년)을 지낸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는 17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과의 전화연결에서 "당시 기업지원부장으로서 북한의 서면통지서를 수차례 받아서 통일부에 보고했으나 응하지 않았고, 몇번의 실무협상이 있었으나 어떤 결과물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이를 비롯해 개성공단에서 그가 직접 겪은 비화들과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군사적 적대관계가 성립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발전시킬 수 있겠느냐, 6·15, 10·4선언을 남측이 부정하지 않았느냐, 남측이 두 선언을 부정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기존의 많은 남북 간 합의를 부정했는데 어떻게 개성공단이 온전하게 가느냐는 말을 많이 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00만 평을 목표로 시작한 개성공단이 1단계 100만 평에 그쳐 있고 추가 투자도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개성공단만이라도 추가 투자를 허용하면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실질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북한의 요구대로 임금을 인상해 지급할 경우 제재하겠다는 뜻을 정부가 밝힌 것에 대해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법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업들에 대해) 법 위반이라고 해서 할증료를 물리고, 북측 노동자들을 (작업 현장에서) 빼려 할 것"이라며 "정부가 현장에서 이탈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말릴 건가, 기업들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하는 것으로, 합리적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의 첫 삽을 떴다'고 평가받는 정세현 전 장관도 "정부가 기업을 보호해야지, 북쪽 말 들으면 처벌하겠다는 것이냐"라며 "북한도 그렇지만, 우리 정부도 기업을 인질로 삼고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몽골, 중동, 중앙아시아까지 노동자들을 내보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개성공단을 통해서 대단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해외에서 받는 월급 얼마인지 파악하고 배짱도 부려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1인당 평균임금이 141.4달러로, 베트남(193달러)보다는 낮으나 캄보디아(120달러)나 방글라데시(74달러) 등 몇몇 외국공단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개성공단의 임금이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정부가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은 가급금(시간외 수당)과 이것저것 다 (임금에) 넣고, 외국 거(임금)는 다 빼서 비교하면 되느냐"며 "숫자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한통속> 9부와 10부, 개성공단 집중 분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김진향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2. 2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3. 3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4.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