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간 나오토 전 총재
윤지현
강연에 앞서 간 나토오 전 총리는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한 시간여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전을 둘러싼 찬반 논란에 참석했다.
일정보다 조금 늦게 시작된 강연에서 그는 자신이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내각총리였다고 밝히며 "지금도 후쿠시마 사고 때만 생각하면 공포감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사고 전만 해도 안전을 유지하면서 원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사고 뒤 잘못된 판단이란 걸 깨달았다"며 "원전을 사용하면 얻는 이점보다 사고 발생 때 입게 될 피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사고의 규모나 양상은 대규모 전쟁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지도, 운영비용이 싸지도 않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며 "그런데도 관련 전문가들이 원전의 필요성을 내세우는 진짜 이유로 원전을 기반으로 한 기업, 관료, 학자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간 나오토 전 총리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와 관련해 "원전은 오래될수록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사고 때도 가장 오래된 1호기에서 사고가 났다. 후쿠시마 원전도 중대사고가 몇 천 년에 한 번 날 만큼 안전하다고 장담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그 여파로 4년이 지난 지금도 12만여 주민들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피난 생활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60년 사이 지구상에서 발생한 원전 중대사고가 3건이나 된다고 부연하면서 "울산은 고리와 월성원전에 포위돼 있는데 만약 어느 한곳에서 원전사고가 터진다면 후쿠시마원전 피해보다 열 배 이상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도 후쿠시마원전 폭발로 인한 대재앙을 겪기 전에는 정치인은 물론, 국민도 탈 원전 주장에 대해 냉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년 전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를 당하고 나서 일본의 양심적인 정치인들과 국민들 인식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을 이었다.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이번 강연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의 사례를 들어 2050년 정도가 되면 재생가능에너지가 완전 실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이제는 탈핵이 미래를 위한 과제라고 말했다.
50여 분의 강연시간이 지난 뒤에는 울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시민이 간 나토오 전 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편, 간 나토오 총리는 17일 부산을 시작으로 18일 울산과 경주, 19일 서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과 동아시아 탈 원전의 과제'라는 동일한 주제로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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