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지역언론인 모임 '세종포럼' 토론회에 참석한 정의화 국회의장.
세종포럼
"박 대통령이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기가 됐다"정 의장은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남북관계를 풀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명박 정부 5년간 남북관계의 진척이 없어서 박 대통령이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다"라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드레스덴 구상이 그러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하지만 북한의 경우 말만 가지고 되지는 않고 액션(행동)에 들어가야 하는데 (박 대통령에게는) 그 액션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 실세 3인방(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 당당 비서)이 방문했을 때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정 의장은 "인천 아시안게임 때 3인방이 내려왔다면 무언가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라며 "그것을 기점으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내년에는 총선이 있고, 그 다음 해에는 대선이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일하는 데 임기 3년차인 올해가 중요하다"라며 "남북관계가 잘 되면 외국투자가 가능하고 경제부분 평가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박 대통령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 부장을 북한에 보냈던 것처럼 박 대통령도 특사를 보내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남북대화의 물꼬를 열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 의장은 그는 "시간이 많지 않다"라며 "박 대통령이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기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실행'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개성공단 활성화, 금강산 관광 재개, 나진선봉지구 등 함께 할 수 있는 곳에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도 남북정상회담을 향해 가야 한다"라며 "국회가 소극적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정부와 보조를 맞추어 액티브(activ)하게 나서야 한다"라고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총선 출마 안 하면 독일에 가서 '연정' 공부할 것"또한 정 의장은 '통합을 위한 정치개혁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초·재선 때는 소선구제로 인한 양당구도나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우리에게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3선 이후에는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라고 전했다.
정 의장은 "51% 대 49%에서 51%가 다 먹기 때문에 49%가 가만 있을 수 없다"라며 "이러한 극단적인 정치구조를 없애기 위해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장은 "국민들의 의사가 가능한 100% 국회에 수렴될 수 있도록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원내교섭단체 기준을 20석에서 10석으로 줄여야 한다"라고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를 제안했다.
정 의장은 "소선거구제 아래에서 원내교섭단체 기준을 20석으로 유지하는 한 소수정당들이 살아남을 길이 없다"라며 "내년 선거 때 3~5개의 정당이 경쟁하는 다당제가 됐으면 좋겠고, 10석 이상 얻으면 원내교섭단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정 의장은 "독일식 연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국회의장 임기가 끝나고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독일에 가서 연정을 공부하고 싶다"라고 '또다른 퇴임 후 꿈'을 내비쳤다.
정 의장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올해 연말쯤 출마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정 의장은 "국회의장을 역임한 뒤에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박관용 의장이 제안하고 김형오 의장이 지켰는데 일본에서는 수상을 지낸 뒤에도 의원으로 활동한다"라며 "그렇듯 의장을 지낸 사람이 계속 의원으로 남아 있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국회에 무게감을 줄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는 초·재선이 지나치게 많은데 이런 부분은 타파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