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치회양은 적지만 작은 실치들이 몇 마리인지 모를 정도로 많다.
이경운
장고항에 도착한 것은 정오 무렵, 가족들이 일단 주린 배를 채우고 바다구경을 가자고 한다. 우리 가족은 나름 단골이라고 생각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물론 식당은 우리 가족이 단골인 줄 모른다. 1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곳이니 당연한 일이다.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실치회를 한 접시 주문했다. 한 접시 가격이 3만 원이라고 한다. 식당마다 가격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양에 비해서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도 장고항까지 와서 봄의 별미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식사로는 바지락칼국수 3인분을 주문했는데, 우리 가족 4명이면 3인분으로 충분하다.
견과류를 뿌린 실치회가 나오고, 실치회와 함께 먹는 야채무침도 함께 나왔다. 무척 먹음직스럽다. 실치회 한 접시의 양이 적을 것 같아 조금 더 주문을 할까 했더니, 아이들이 '아빠 마리 수로는 엄청나게 많아요!'라며 한 접시로 충분하다고 한다. 혹시 아이들이 아빠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