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에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녹조저감시설로 1대에 1425만 원짜리다. 총 2대가 설치됐다.
김종술
지난 3월 초 공주보 수상공연장에 중장비가 들어와 전선을 땅에 묻고 처음 보는 장비를 설치했다. 수공이 '시민의 쾌적한 수변공간 활용에 도움을 주겠다'고 설치한 녹조 저감시설이었다. 현재 공주보에만 2대가 설치된 이 '마이크로버블'은 물고기 양식용 수차와 크기가 비슷하다. 안내표지판에는 이 기계가 초미세기포를 물속에 공급해 용존산소 증가와 수질정화에 효과가 있다고 돼 있다.
수공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 마이크로버블 1대 가격은 1425만 원이다. 수공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조류가 모이는 공간이라 우선적으로 선정했다"며 "작년에 충주댐 상류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공은 "조류 제거선 등 (지금까지) 환경부에서 했던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며 "시민들이 친수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까지 이곳에 설치된 양어장용 수차는 대당 가격이 100여만 원이었다. 28대 이상의 수차를 설치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고작 2개의 녹조저감시설을 설치해 주변의 조류를 제거하겠다는데 그 실효성이 의문이다. 충주댐에서 테스트를 거쳤다면 효과가 증명되어야 한다.
이 기계는 정말로 수질개선 효과가 있는 것일까. 최근 공주보에서 만난 기계 개발자는 "물고기 폐사를 줄이기 위해 개발하여 자신의 낚시터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았다"며 "공주보에서도 자갈에 낀 이끼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매일 같이 바지 장화를 입고 공주보에 들어가 기계의 공기 유입구에 낀 이물질을 걷어내고 있다.
하지만 수공이 보내온 자료에는, 수질개선 효과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 수공에 수차례 해당 기계의 수질 정화 효과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아직 모른다"뿐이었다.
이에 대해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는 "거대한 호수에 이런 정도의 시설물로 조류를 제거한다는 것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한강에 돌 던지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4대강 조류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설물이 강을 뒤덮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강변에는 하루살이가 극성이다. 곧 여름이다. 쇠말뚝처럼 금강에 박힌 보들이 사라지지 않은 이상 녹조는 다시 피어오를 것이다. 또한, 큰빗이끼벌레와 날파리, 실지렁이 등이 또 발생할 것이다.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죽음의 강으로 변하지 않을까.
봄바람이 강하다. 난 오늘도 사체가 널린 금강변을 혼자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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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 죽은 염소까지... 금강, 어쩌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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