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40년을 맞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이 참석하는 행사가 참전단체의 반발로 행사 장소 대관이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대관취소 후 월남참전자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월남참전자회 홈페이지 캡처
조계종의 대관 취소 통보 뒤 월남참전자회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이라도 한 것처럼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려는 불순한 세력들의 반민적적 행위를 저지하고자 중앙회는 관계기관에 알리고 고군분투 끝이 이를 저지시켰다"면서 "4월 7일로 예정된 행사 대관을 취소하여 일단 그들의 1차적 음모를 좌절시켰다"고 알렸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 예정된 일정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월남참전자회는 "그들이 언제, 어디서 우리들 모르게 연설회나 강연회를 열 것이 예상되니 전우 여러분들이 예의주시해 즉시 중앙회에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4일 입국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은 국회 기자회견과 부산, 대구 등에서 열리는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뒤 오는 10일 떠난다. 이들은 방한 전 미리 준비한 성명에서 "우리의 방문으로 한국 사회에서 베트남전쟁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참전군인단체들은 "(베트남전 피해자들이)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이라도 한 것처럼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 2000년 평화박물관의 전신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실위원회'는 한국군이 베트남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담긴 미군사령부의 공식 문건과 함께 지난 1968년에 웨스트모얼랜드 당시 주베트남 미군사령관이 채명신 주베트남 한국군사령관에게 한국 측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한 바 있다.
또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각각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 한다", "우리 국민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한편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은 지난 4일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의 과거 잘못을 사죄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베트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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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단체 압력에 '베트남전 학살' 피해자 행사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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