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이' 소리 들으며 만든 국산 전기차

등록 2015.04.12 09:26

수정 2015.04.12 16:14

▲파워플라자가 2015 서울모터쇼에서 내놓은 2인승 전기차 예쁘자나R.파워플라자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015 서울모터쇼가 한창이다. 폴크스바겐, 포르쉐 등 쟁쟁한 유명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 조그마한 빨간색의 스포츠카가 눈에 띈다. 언뜻 보기엔 무슨 장난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엄연한 전기자동차다.

내용을 보면 더 솔깃해진다. 시속 60킬로미터로 꾸준히 달리면 무려 571킬로미터까지 갈수도 있다. 게다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6초에 불과하다. 아직 공식 인증된 수치는 아니지만, 웬만한 수퍼카 수준이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에서 내놓은 전기차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중소 전기차 회사에서 내놓은 이 차 이름도 독특하다. '예쁘자나R(YEBBUJANA-R)'다. 이 차를 내놓은 김성호 파워플라자 대표의 설명도 재밌다. 차 이름이 독특하다는 질문에 그는 "(자동차가) 진짜 예쁘니까 예쁘자나다"라고 말했다. 그리곤 "앞으로 빠르자나, 길자나가 나올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래 파워플라자는 단순 전기제품을 만들어온 중소업체였다. 그러다가 8년 전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다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파워 모듈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유일의 경상용 전기차 등을 만들고 있다.

'돌아이' 소리 들어가며 '예쁘자나' 만들어

▲파워플라자 김성호대표는 "예쁘자나R은 양산을 목적으로 만든 콘셉트카"라며 "내년에는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오토헤럴드 김흥식

파워플라자의 전기차 예쁘자나는 이미 4년 전 서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후 지난 2013년엔 '예쁘자나 에스4(S4)'에 이어 로드스터 예쁘자나R까지 내놓았다. 업계에선 그를 두고 '괴짜'라고 한다. 김 대표는 <모터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선 "'괴짜'라는 표현은 오히려 양반이고, '돌아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돌아이'라고 듣는 그의 목표는 예쁘자나의 상용화다.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예쁘자나R은 양산을 목적으로 만든 콘셉트카"라며 "내년에는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소프트 탑을 올린 컨버터블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손해를 봐도 가격은 4000만 원대에 내 놓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2인승 로드스터 예쁘자나R의 성능은 기대를 뛰어 넘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198킬로미터다. 시속 60킬로미터 정속 주행시 최대 571킬로미터를 달릴 수도 있다. 물론 이 수치는 아직 추정치다. 또 80kw/109마력(4000rpm)의 최대 출력을 갖고 있고, 차 무게는 745킬로그램에 불과하다.

파워플라자는 올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도 예쁘자나R을 들고 나간다. 2년 전에도 참여했었다. 중소업체로서 해외 모터쇼까지 나가기란 쉽지 않지만,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그 스스로 "서울모터쇼와 참가비용은 비슷하지만, 해외 바이어 등에게 우리 차를 알리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할 정도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컨버터와 배터리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예쁘자나는 아직 모터쇼장에서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길거리에서 정말 우리 중소업체가 만든 예쁜 전기차가 돌아다닐 수도 있다. 그들의 상상이 현실로 바뀌는 날도 머지 않았다.

○ 편집｜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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