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열사에 설치된 분말소화기의 제조일자는 2005년 11월로 표기됐다. 거의 10년이 된 소화기인 셈이다.
조호진
화재위험에 노출된 의열사... 10년된 소화기, 점검표엔 곰팡이만문화재청에 따르면 2005년 낙산사 화재 이후 지난해까지 9년간 38건의 국가지정 목조문화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국가지정 사적지에서 발생한 화재가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중요민속문화재 10건, 국보와 등록문화재는 각각 2건이었다. 발화 원인으로는 실화에 의한 화재가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2006년 창경궁 문정전과 2008년 서울 숭례문 화재처럼 방화에 의한 화재도 6건 발생했다.
의열사는 화재에 취약한 목조문화재 사적지다. 의열문 좌우에 분말소화기 2개, 의열사 좌우에 분말소화기 4개, 의열사 뒤쪽에 이산화탄소 소화기 2개가 배치돼 있다. 그런데 소화기 제조일자가 2005년, 2007년 등 10년과 8년이 된 소화기가 배치됐다. 점검표에는 점검을 확인한 흔적은 없었고, 곰팡이가 얼룩져 있었다. 어떤 소화기는 제조일자도 표기돼 있지 않았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13일 "소화기 관리를 수시로 하고 있다, 소화기를 수시로 교체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기자가 "제조일자가 10년 된 소화기도 있고, 점검 흔적도 없다"고 지적하자 "소화기가 사용 가능한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문화재청의 3억 원 예산지원으로 의열사 박석과 단청 등을 정비하는 설계가 발주됐다"면서 "국가 예산을 받아서 관리하다 보니 예산과 인원부족 등의 어려움이 많다, 묘역들이 오래되다 보니 (묘역 축대가 가라 않는 등) 등 문제점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김용삼 효사모 운영위원은 또한 문화재청과 용산구청의 정비계획에 대해 "김구 주석이 서거한 당시에는 참배객이 끊이지 않던 민족의 정신적인 지주, 역사의 국립묘지가 효창공원이었다"면서 "(3억 예산으로 하는 자치단체의 정비계획에 대해) 조령모개 식의 정비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