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역을 지나 보이는 2호선 지상 철로 구간. 이 철로는 이어 철교를 통해 중랑천을 지나 뚝섬역으로 간다.
고동완
먼저 해당 구간이 지나는 세 자치구 중 지하화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곳은 광진구다. 성동구(한양대역~성수역)나 송파구(잠실나루역)는 지상 구간이 구 중심과 떨어진 반면, 광진구(건대입구역~강변역)는 건국대 주변 등 상권이 가장 발달한 일대 한 가운데를 지나기 때문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선거 공약과 언론 인터뷰에서 구 핵심과제로 '지하철 지하화'를 거론하며 "2호선 지상 구간으로 인해 지역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렇다면 한양대역~잠실나루역은 왜 지상으로 지어졌을까. 우선 한양대역~뚝섬역 구간은 중랑천을, 강북과 강남을 잇는 강변역~잠실나루역 구간은 한강을 지나야만 한다. 이 구간을 지하로 지나려면 하저 터널을 만들어야 하지만, 2호선이 착공한 때는 1978년이었다. 이보다 후인 1980년에 착공한 4호선도 기술 문제로 중랑천을 지나는 창동역~노원역을 지상으로 지었다. 이런 점으로 비춰볼 때, 당시 기술로는 지하로 하천과 강을 통과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관련 기사:
지상 3층에서 지하 3층으로... 최악의 환승역). 실제 수도권 전철이 지하로 한강을 지난 것은 1990년대 지어진 5호선이 최초였다.
비용도 걸림돌이었다. <서울시 지하철 건설 삼십년사>(31쪽)에 따르면, 착공을 앞둔 1976년과 1977년 일본 국제협력사업단 기술조사단이 2호선 강북 구간의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건설비를 줄이려면 도심부만 지하철로 하고 교외 구간 11.1km는 고가철도로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2호선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해 다른 나라와 차관을 교섭할 정도로 예산이 넉넉지 못했던 때라 서울시는 이 지적을 받아들였다.
고가로 지어도 주변 주거 환경에 별 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1977년 10월 7일 <경향신문> '지하철 시대를 연 2호선 건설' 기사에서 서울시는 지상 구간 대부분이 개울 위나 저지대 등을 통과해서 주택에 끼치는 소음 공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아울러 <서울지하철 2호선 건설지> 65쪽에는 뚝섬역 다음인 성수역 일대가 공장지대임을 감안, 고가로 설계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미래철도DB를 운영하는 한우진 교통평론가는 "공업 지역은 고가로 지어도 주거 환경을 크게 훼손하지 않을 거라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화 하는 데 산 너머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