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들리십니까!
세월호 강동대책위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아이들이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평소 취침 시간이 저녁 8시로, 이른 편이다. 그런데 하필 집회를 7시 30분에 시작하겠단다. 아이들이 집회 시간에 '진상'을 부릴 것은 안 봐도 빤했다.
게다가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과연 이런 시위를 아이들이 일찍 접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였다. 언젠가 광화문인가 청계천인가, 서울광장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까꿍이가 반가운 듯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나, 여기 와봤었는데. 우리 저번에 여기 와서 사람들이랑 같이 있었지?"뜨끔했다. 아이를 낳은 이후 워낙에 많은 집회에 함께 참여한 터라 녀석이 어떤 집회를 기억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녀석에게 청계천과 광화문, 서울광장이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었다. 어쨌든 그곳은 본질적으로 집회를 하는 공간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부모가 되어서 아이에게 어떤 공간에 대한 첫인상을 그렇게 심어주고 말았다니. 이게 과연 옳다고만 할 수 있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