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2012년 1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서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서고 있다.
유성호
2008년 전당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고승덕 전 한나라당 의원은 4년 뒤인 2012년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대표 후보 중 한 명이 다른 사람을 통해 300만 원이 든 봉투를 전해와 곧바로 돌려줬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그가 지목한 '후보'는 2008년 전대 때 당대표로 선출됐던 박희태 현 새누리당 상임고문이었다.
터질 일이 터진 셈이다. 2008년 전대 당시 2위를 차지했던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시 경선을 나흘 앞두고 연 오찬 간담회에서 "자리를 약속하고 금품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데 그런 일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물증도 갖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주장은 경쟁자였던 박 고문을 향한 셈이다. 박 고문은 전대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자금으로 1억868만 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박 고문은 폭로 이후에도 '돈봉투 전대'를 극구 부인했다.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박 고문은 순방 외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나도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관련 기사 :
"나는 '돈봉투' 모른다... 총선은 불출마" 귀국한 박희태, 국회의장직은 사퇴 거부). 그러나 그는 수사 결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당의 '이름'도 바꿨다. 당시 한나라당은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결국 '돈봉투 전대' 의혹이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당헌당규도 고치는 등 사실상 재창당 수순을 밟았다.
2010년 전당대회 역시 금권선거라는 의심을 받았다. 이 전대에서는 안상수 현 창원시장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안상수 시장은 전대 후 1억4950만 원을 선거자금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10년 7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의원이 동원의 대상이 되는 순간 '돈선거'를 안 할 수 없는 구조"라며 "호남·충청 지역의 당협위원들은 (전대 덕에) 대목을 맞았다는 얘기도 들린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대 출마자는 "'300표 줄게 2000만 원 다오' 하는 브로커가 있었지만 난 거절했다"며 "이 브로커가 분명히 딴 데(후보에게) 가서 1000만~1500만 원 달라고 제안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 지사 본인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이 같은 의혹을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2010년 7월 21일 CBS라디오 <사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상대편은 돈과 조직을 동원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내 경선은 선거법상 제한을 받지 않는다"라며 사실상 금권선거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상대 후보들은 (법정 비용 이상으로) 더 돈을 썼다는 얘기인가"라는 질문에도 "내가 얘기하기 어렵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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