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에 500만 원 후원금 낸 택시기사, 왜?

후원금 낸 사람들 봤더니... 도지사 시절, 불법자금 준 종친회 숙원사업도 나서

등록 2015.04.21 12:05수정 2015.04.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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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남소연

이완구 총리가 현역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과 달리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총리는 지난 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6·4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이 총리는 청양군수 예비후보 등록자 6명 가운데 4명에게 각각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씩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복철규 예비후보다.

지난해 6.4 청양군수 선거를 한 달여 앞둔 4월 29일, 새누리당 청양군수 예비후보 공천 경쟁에서 김의환 예비후보가 확정됐다. 이날 김 예비후보는 청양지역 국민참여선거인단(15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투표에서 상대 후보인 복 예비후보를 앞섰다.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복 예비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공천 확정 하루 만에 선관위에 김 후보를 고발했다. 이후 일주일만인 5월 7일,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고발을 이유로 김 후보의 군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김 후보가 '법적으로 가려지지도 않은, 경미한 사안으로 군민이 선택한 후보 자격을 박탈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복 예비후보 또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복 예비후보를 군수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이후 청양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당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복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현역 정치인들에게 후원금 받지 않았다더니...


2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완구 총리의 2013년과 2014년 고액 후원금 명단에 복 예비후보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복 예비후보는 각각 500만 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정치후원금이 공천경쟁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JTBC는 또 지난해 2월, 택시기사 복아무개씨가 당시 이완구 국회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복씨는 면천 복씨 종친회 부탁을 받고 이름만 빌려줬다는 것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선 종친회 같은 단체가 자체 기금으로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완구 총리는 충남지사 시절인 2006년 충남 당진의 면천을 방문해 "자신의 모친이 면천 복씨"라며 복지겸 장군의 사당 묘역 정비 사업 등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충남도와 당진군은 수십 억 원을 들여 묘역 정비 등 복지겸 선양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 때문에 도지사직을 이용해 특정 종단에 편향된 사업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09년 3월, 복지겸 장군 묘역정비사업 준공식에서 면천복씨 대종회장은 "우리 문중의 1100년 간 숙원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이완구 도지사님께 마음으로부터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치켜세울 정도였다. 이때도 복 예비후보가 충남도 고위 공무원으로 사업에 관여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이완구 #정치후원금 #청양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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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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