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 교수 강의중김익중 교수가 영광의 한 강연장에서 강의하고 있는 모습
김익중
- 정부는 원자력에 대해 '친환경적이다, 효율적(경제적)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하다'라고 홍보해 왔습니다.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부 거짓말이죠. 일단 원자력 발전소는 초록색이 아닙니다. 전부 회색 콘크리트로 싸여 있죠. 방사능 물질도 초록색이 아니고요. 우리나라 교과서에만 초록색으로 도배되어 있죠. 그리고 경제적이란 말도 거짓입니다. 현재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모두 원자력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원자력이 경제적이냐 아니냐를 논란거리로 삼고 있는 나라는 전부 후진국으로 구분되는 나라들입니다.
영미권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지난 25년간 원전을 1기도 늘리지 않고 줄이기만 했습니다. 오히려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후진국이라 여겨지는 나라들에서만 늘어났죠. 그래서 세계적으로 전체의 원자력 발전소 개수는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유럽과 영미권에서는 줄이고 아시아나 중동지역에서는 늘어났기 때문이죠.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도 원전을 줄여나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앞으로 적어도 10기를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에 관련해서는 굳이 길게 얘기를 하지 않아도 원자력 관련자들도 그렇게(안전하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 과거에는 '원자력르네상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보던 '아톰'이나 '메칸더 V'라는 애니메이션도 원자력 에너지로 지구를 지키는 이미지로 그려졌습니다. "그 반대죠. 그 만화를 만든 일본에서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일본 땅의 70%가 오염되었습니다. 농산물의 70%가 오염되었습니다. 일본은 이미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입었다고 봅니다. (원전은) 지구를 지키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에너지이죠."
- 그렇다면 일본에서 희귀암 같은 것이 늘고 있나요? 실제로도?"모든 암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사능 피폭의 후유증으로 의학 교과서에 표기된 거의 모든 암의 발병률이 올라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추세는 앞으로 300년간 계속될 겁니다."
- 생각했던 것보다는 적네요? 저는 방사능이라는 것은 수천 년, 수만 년 지속될 거라고 생각했는데?"보통 방사능 피폭의 효과를 세슘의 반감기의 열 배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중·저준위 폐기물도 300년 정도 관리해야 한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300년이라고 했지만 암뿐만 아니라 유전병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300년 이상 이어지게 됩니다. 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 일본 측에서는 내놓은 관련 통계는 없나요?"어린이 갑상샘 암에 대해서는 이미 통계가 나와 있죠. 약 300배 증가했습니다. 원래 어린이 갑상샘 암은 100만 명에 하나 꼴로 걸리는 매우 희귀한 암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3000명 중에 1명 꼴로 발병했습니다. 몇 배죠? 이것은 어린이 갑상샘 암에 국한한 통계입니다. 다른 암은 그대로일까요? 그럴 리가 없죠. 통계를 내지 않고 있을 뿐이죠."
- 우리나라의 원전이 대부분 경상도 지역에 지어지고 있고 지어졌어요. 그 이유는 뭘까요? 혹시 경상도 지역이 서울에서 멀고, 정부 요구에 반대가 없어서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시나요?"그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저도 그런 거 같아요."
"우리나라 원전, 천천히 없애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