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버스' 부활? 한강공원 맞춤버스, 우려된다

[주장] 실패 반복 피하기 위해서는 보완책 필요

등록 2015.04.27 10:23수정 2015.04.27 10:23
0
원고료로 응원
아무도 없는 '유령버스' 잘못된 교통정책으로 사람이 타지 않는 일명 '유령버스'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유령버스'잘못된 교통정책으로 사람이 타지 않는 일명 '유령버스'가 생기기도 한다.문제헌

'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대중교통.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콩나물시루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지자체의 잘못된 교통정책으로 사람이 타지 않는 일명 '유령버스', '유령열차'도 존재한다. 이는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공기만 실어 나른다는다며 '공기수송'이란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과거 '공기수송'이란 비판을 받았던 버스노선을 다음 달부터 부활시킨다는 소식이 전해져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잠실역과 잠실선착장, 잠실한강공원을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는 8331번 맞춤버스. 해당 노선은 몇 년 전 언론에서도 큰 질타를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관련기사 : 잠실역~잠실선착장 8331번 '유령버스').

이미 '유령버스' 딱지가 붙여졌던 8331번

잠실한강공원까지 걸어가는 시민들 과거 8331번이 실패한 요인 중 하나가 공원을 걸어서 간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 꺾기 위해서는 배차간격 축소 등의 이용 요인이 필요하다.
잠실한강공원까지 걸어가는 시민들과거 8331번이 실패한 요인 중 하나가 공원을 걸어서 간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 꺾기 위해서는 배차간격 축소 등의 이용 요인이 필요하다.문제헌

8331번은 본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공원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2007년 3월 주말한정 맞춤버스로 신설되었으며 이후 11월에 한강 수상택시가 도입된 이후부터는 매일 운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던 노선이다. 그러나 이용실적은 처참할 정도로 형편없었고 서울시 버스개편 이후 최악의 '공기수송' 노선이란 악평을 받기 일쑤였다. 해당 노선은 1회 운행시 이용객이 평균 0.7명~2.2명에 불과할 정도여서 결국 2년 만에 폐선되었다.

이렇게 수요가 저조했던 이유가 있었다. 한강 수상택시가 예상보다 흥하지 못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됐지만, 시민들 대부분이 다리를 건너는 게 아닌 이상 공원까지 걸어간다는 인식이 박혀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런 요인은 고속터미널과 녹사평에서 반포공원(잠수교)을 연결하는 8401번 맞춤버스에서도 작용했었다. 녹사평에서 반포공원을 갈 때는 다리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 수요가 어느 정도 있었으나, 고속터미널에서 반포공원으로 갈 때는 걸어간다는 사람들이 많아 수요가 저조했다.

부활 후 성공예상은 '글쎄'... 보완 시급

새로 부활하는 8331번 노선도 과거 '유령버스'로 악명이 높던 8331번 버스가 다음달부터 새로 부활할 예정이다.
새로 부활하는 8331번 노선도과거 '유령버스'로 악명이 높던 8331번 버스가 다음달부터 새로 부활할 예정이다.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그 후 2015년 4월,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000원의 요금을 받고 잠실-뚝섬 한강 관광선을  운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선박연계와 한강공원 접근성 강화를 이유로 8331번 버스도 부활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저렴한 관광선 연계의 경우 일단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문제는 한강공원 연계가 이미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15~30분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한다는 점이다. 공원까지 걸어간다는 인식이 깔려 있고 역에서 공원까지 15~20분이면 걸어가는 상황이라 사실상 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요인조차 없다. 더구나 월요일엔 관광선 운행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서울시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배차간격 축소, 편리성 등 대중교통 이용 요인을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노선이 잘 짜여져있어도 배차간격이 길다면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족을 느껴 이용하던 승객도 잃게 마련이다.

특히 타지에서 잠실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환승할인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좋다. 나아가 자가용 이용의 불편함을 내세우며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 내 공원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8331번 같은 버스노선을 확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정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는 잘 가춰진 교통정책 또한 필요하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여 과거 8331번 같은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내버스 #맞춤버스 #유령버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2. 2 [단독] 홍준표 측근, 미래한국연구소에 1억 빌려줘 "전화비 없다고 해서" [단독] 홍준표 측근, 미래한국연구소에 1억 빌려줘 "전화비 없다고 해서"
  3. 3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4. 4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5. 5 고3 엄마가 수능 날까지 '입단속' 하는 이유 고3 엄마가 수능 날까지 '입단속' 하는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