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식(왼쪽)씨와 한찬양(오른쪽)씨가 밝게 웃고 있다.
김영숙
'명콤비 트윈즈'는 한찬양(35)씨와 나성식(35)씨가 지난 2011년 결성한 팀이다. 햇수로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호흡이 잘 맞는다. 이유가 있었다.
"성식이랑 저는 만수6동에 있는 남동초등학교 동창이에요. 당시 만수6동에 아파트단지가 생기면서 둘 다 다른 동네 살다가 이사 왔죠. 초등학교 5학년 때였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한창 뜰 때였어요.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한 것을 보면서 연습하곤 했죠."찬양씨의 얘기를 성식씨가 거든다.
"원래는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세 명이 놀곤 했는데 한 친구가 2002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 친구의 빈 공간이 느껴져서인지 둘이 더 친해졌죠." 둘은 쌍둥이처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중학교도 같이 다녔고 대학도 같은 학교 방송음악과에 입학했다. 군대를 제외하곤 일주일 이상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운동하는 것도 좋아해 둘이 즐겨한다. 연애를 하지 않아 외롭다고 말하지만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은 이들은 초등학교 때 꿨던 꿈을 이룬 지금이 좋다고 했다.
"잘되고 안 되고도 중요하지만, 꿈을 이룬 것에 감사해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우리는 잘 맞아요. 눈빛만 봐도 알죠. 같이 지내온 오랜 시간이 내공으로 쌓인 거죠. 노래할 때도 '이쯤 되면 성식이가 힘들겠지?' 하고 제가 하죠."
찬양씨의 말에 성식씨는 "그래서 믿고 제가 쉬는 타임이 있다니까요. 우리는 정말 명콤비예요"라고 덧붙였다.
'음, 명콤비란다'팀 이름이 '명콤비 트윈즈'다. 그러나 종종 명콤비가 트윈즈를 꾸미는 수식어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촌스럽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은 이름이기도 하다. 성식씨가 팀 이름의 유래를 설명했다.
"운동장에서 둘이 축구공을 갖고 놀고 있었는데 옆에 어떤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어요. 아이가 우리를 가리키며 '저 형들은 뭐하는 형들이야?'라고 묻자, 아버지가 '음, 명콤비란다'라고 답하는 거예요. 참 재밌더라고요."거기에 트윈즈(Twins)라는 이름을 더했다. 옷도 똑같이 입으며 그런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부터 함께 팀을 이뤘던 건 아니다. 떨어져 지낸 20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더 잘 맞는 듯하다.
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 기획사에서 댄스음악그룹을 준비했다. 수업 대신 공연을 다니며 무대에서 노래한 그 시절이 즐거웠다. 그러나 사기를 당했다. 기획사 사장은 음반을 내주지도, 데뷔를 시켜주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연비를 한푼도 주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성식씨는 군대에 갔고, 찬양씨는 당시 가수 김범수가 있던 소속사에 오디션을 보고 들어갔다. 그게 인연이 돼 찬양씨는 바로 김범수와 듀엣을 하거나 김범수의 공연에 함께 하는 일이 많아졌다. 김범수가 그 소속사를 나올 무렵 찬양씨도 나왔다.
성식씨가 군대에 있을 때 찬양씨는 소속사에서 앨범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비 등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고질적 문제뿐만 아니라 음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뮤지션을 제작자의 의도대로 만드는 것이 싫어서 나왔다. 찬양씨는 군대에 갔고, 제대한 성식씨는 음악과 무관한 직장에 다녔다. 그러다 2011년에 '명콤비 트윈즈'가 탄생한 것이다.
"항상 꿈은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소속사도 없고 우리끼리 정보를 수집해 직접 앨범을 만들었어요. 여러 군데 가봤지만 둘이 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녹음실 빌리고 작사·작곡·프로듀싱도 우리가 다 하고, 앨범 재킷도 우리가 디자인했어요. 둘이 회사(소속사) 역할을 다 한 거죠."그렇게 만든 싱글 앨범이 '동서 Muzik'이다. 서른이 돼 시작한 일이었다. 엄청난 열정이었지만 주변 사람들만 좋아할 뿐 대중적인 시선을 끌진 못했다.
우리가 잘 하고, 우리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