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채널A 기자들 "상식 이하 보도 못 걸러냈다"

채널A 기자 60명, 사측에 '오보 방지 요구' 성명서 발표

등록 2015.05.08 22:54수정 2015.05.0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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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사진 두고 '단독' 입수? 지난 5월 6일 채널A 시사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 한 장면. 채널A는 '단독입수: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사진'이라며 이를 보도했으나, 해당 사진은  2003년 한국-칠레 FTA 비준을 앞두고 열린 농민집회 사진(<오마이뉴스> 촬영)으로 드러났다.
12년 전 사진 두고 '단독' 입수?지난 5월 6일 채널A 시사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 한 장면. 채널A는 '단독입수: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사진'이라며 이를 보도했으나, 해당 사진은 2003년 한국-칠레 FTA 비준을 앞두고 열린 농민집회 사진(<오마이뉴스> 촬영)으로 드러났다.뉴스화면 캡쳐

2003년 당시 농민 집회 사진.  <채널A>가 지난 6일 '폭력 난무한 세월호 시위'라며 12년 전 집회 사진을 최근 세월호 추모 집회 사진으로 오보해 논란이 인 가운데, 보도부 소속 기자 60명이 사측에 '책임 있는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 출연자 영구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2003년 당시 농민 집회 사진. <채널A>가 지난 6일 '폭력 난무한 세월호 시위'라며 12년 전 집회 사진을 최근 세월호 추모 집회 사진으로 오보해 논란이 인 가운데, 보도부 소속 기자 60명이 사측에 '책임 있는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 출연자 영구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오마이뉴스 강성관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지난 6일 '폭력 난무한 세월호 시위'라며 12년 전 사진을 최근 세월호 집회 사진으로 오보해 논란이 인 가운데, 보도부 소속 기자들이 사측에 '책임 있는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 출연자 영구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채널A 보도본부 소속 기자 60명은 8일 실명이 담긴 성명서를 통해 "지난 6일 '뉴스통' 프로그램에서 [단독입수]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사진' 오보 사태로 큰 상처를 받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채널A 보도본부 시스템이 만들어낸 참사"라며 "정확한 사실 확인을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 보도 원칙이 지켜지지 못했다, 보도본부 구성원인 저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썼다.

"현장 기자의 사소한 보고조차 '단독'과 '특종' 붙여"

이어 이들은 "시청률이 뉴스의 질을 대변하게 된 상황에서 누구도 상식 이하의 보도를 걸러내지 못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방송을 하는 기자·피디·작가 누구 하나 팩트를 검토할 최소한의 시간조차 없는 것"이라고 반성했다.

기자들은 "현장 기자의 사소한 보고조차 '단독'과 '특종'을 붙여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며 "더는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보도본부 기자들은 처절한 내부 반성과 함께 대책을 회사 측에 요구한다"고 했다.

기자들은 사측에 세 가지를 요구하며 "월요일(11일)까지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요구사항은 ▲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 있는 사과 ▲ 해당 프로그램 폐지와 문제 된 출연자 영구 퇴출 ▲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시행(모든 보도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와 총괄 책임자 분리) 등이다.


앞서 6일 채널A 시사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에서는 '단독입수: 세월호 시위대 경찰 폭행 사진'이라며 경찰이 시위대에게 맞고 있는 사진 네 장을 두고 출연자들이 토론했다. 그러나 이 중 한 장은 2003년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두고 열린 농민집회 사진(<오마이뉴스> 촬영)이었다. 채널A는 2008년 광우병 수입 반대 촛불집회 사진(<조선일보> 촬영)도 최근 집회의 사진인 것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12년 전 사진 두고 '경찰 폭행 사진' 오보... "의도된 오보 아닌가"


이런 사실이 <미디어오늘> 보도로 알려지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광현 채널A 소비자경제부장은 7일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시민단체 '4·16연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채널A의 행태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을 폭력 시위대로 매도·비방하기 위해 전혀 관계없는 사진을 '단독' 운운하며 사실상 '조작방송'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사진을 찍은 강성관 기자는 "(논란이 된) 방송 전·후 모두 한 번도 채널A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로 채널A는 책임있는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며 "'의도된 오보' 의혹이 짙은 어처구니 없는 방송에 내 사진이 악용돼 더 불쾌하고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이와 관련해 언론중재위 제소 등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광현 소비자경제부장은 2013년에도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한 폭동이었다"는 요지의 방송을 진행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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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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