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아침식사로 쪼아 먹은 딸기
최오균
아내가 나를 보고 울상을 지었다. 딸기밭에서 도망을 친 까치가 까악까악 울더니 전봇대로 날아갔다. 까치뿐만 아니라 다른 새들도 두어 마리 대추나무 위에서 지저귀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하다 말고 방해꾼이 나타나니 까치도 당황한 모양이다. 새들도 아내처럼 울상을 짓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인간이나 새나 맛있게 먹을 딸기를 놓쳤으니 애석한 마음은 똑 같지 않겠는가?
가까이 가서 딸기밭을 살펴보니 잘 익은 딸기는 어김없이 쪼아 먹어치웠다. 한 그루에 7~10개 정도 주렁주렁 열린 딸기 중에 잘 익은 딸기만 골라서 두 개 내지는 세 개 정도 쪼아 먹은 흔적이 보였다. 그대로 두면 딸기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새들아, 이제 그만 쪼아 먹어. 우리도 좀 먹어야지.""여보, 이대로 두면 딸기가 하나도 남아나지를 않겠어요. 무슨 방도를 취해야지요."
아내의 말처럼 한 번 맛을 본 새들이 딸기를 그대로 둘 리가 없다. 어떻게 할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던가? 궁리 끝에 나는 딸기에 망사를 씌우기로 했다. 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