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신명'과 시민배우 13명이 22, 23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을 맡았던 윤상원 열사 기념극 <오월의 노래>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출연자들이 21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중한
<오월의 노래>에 참여한 시민배우의 연령층은 5.18을 직접 겪은 68세 할머니부터,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초등학생까지 다양하다.
5.18 당시, 주택적금을 넣기 위해 금남로에 갔다가 "계엄군의 무자비한 구타와 용달차에 실린 시신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는 김순덕(68, 광주 광산구)씨는 "가슴 한 군데 못이 돼 박혀 있는 그때의 모습을 잊지 못해 이번 연극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옆집에 살던 (박)금희(당시 춘태여상-현 전남여상 3학년, 기독교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돌아오다가 계엄군 총에 맞아 사망)도 '이러다 오빠들 다 죽는다'고 헌혈을 하러 나갔다가 그렇게 돼 버렸다"라면서 "이것은 광주의 아픔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다, 이번 연극에서 그 아픔을 잘 전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김씨의 말을 듣고 있던 시민배우 김선영(12, 광주 북구)양은 "5.18을 목격한 할머니에게 직접 이런 말을 들으니 끔찍하고 슬프다"라면서 "연극을 통해 그 시대를 체험하고 5.18을 잘 알 수 있게 돼 좋다"라고 말했다.
시민배우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양축복(11, 광주 광산구)군은 "(예전에는) 5.18은 북한이 쳐들어온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라면서 "이번 연극에서 개구쟁이 남자 아이 역할을 맡았는데 평소 성격이랑 맞아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극의 극본·연출을 맡은 박강의씨는 "5.18과 대동세상은 특정한 몇 명이 참여한 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면서 "이번 연극은 전문가-비전문가, 젊은이-어르신 모두 무대에서 소통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배우 오디션에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지원한 것을 보고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라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쌍용자동차 해고 문제, 세월호 참사 등 지금도 끝나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5.18의 문제의식을 끌어내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오월의 노래>는 5.18 연극을 하게 된 '서윤'이 배역 대신 윤상원의 '미완의 일기'를 받아들며 시작돼 윤상원의 삶을 더듬는다. 연극은 22일 오후 7시 30분, 23일 오후 5시 광산문화예술예관에서 볼 수 있으며, 광주 광산구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금액은 공연 후 자발적으로 관람료를 내는 '감동후불제'이며 전액 문화소외계층에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