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의 돌풍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분노하라' 시위를 이끌었던 신생 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돌풍을 일으켰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포데모스가 이끄는 좌파 연합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에서 약진하며 스페인의 오랜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좌파 연합은 집권 국민당이 1991년부터 24년간 장악해온 마드리드 의회를 빼앗았다. 또한 시장 선거 승리와 함께, 바르셀로나 의회에서도 좌파 연합이 카탈루냐주 분리독립 정당을 눌렀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13개 주 가운데 11개 주에서 다수당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의 연립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1년 지방선거에서 8개 주의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참패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스페인 정계를 사실상 독점해왔던 우파 집권 국민당과 좌파 제1야당 사회노동당의 양당 체제가 마침내 붕괴됐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긴축에 지친 스페인 민심, 대안 세력 원했다스페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 위기에 빠지면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 없이 높은 실업률과 물가 등 국민의 생활고만 가중되고 말았다.
권력형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 틈을 타 '긴축 반대'를 외치며 복지 확대를 앞세운 신생 좌파 정당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안 세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2011년 긴축 정책과 빈부 격차에 항의하며 스페인 전역을 휩쓸었던 '분노하라' 시위 지도부가 이끄는 포데모스는 창당 1년 만에 국민당과 사회당을 위협하는 제3당으로 급성장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의 포데모스를 이끄는 37세의 젊은 당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그리스의 급진 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 공산당의 청년 당원으로 정치에 입문하고,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를 지낸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다양한 TV 토론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으며 젊은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해 5월, 창당 4개월 만에 유럽의회 선거에서 8%를 득표하며 5석을 얻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실한 세력 기반을 마련한 포데모스는 오는 11월 총선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포데모스 "변화의 물결 되돌릴 수 없다"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당과 사회당이 이번 선거에서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며 "변화의 물결은 되돌릴 수 없으며, 이제 스페인의 양당 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역사가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스페인에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오는 9월 총선에서 긴축 반대 정당들의 승리가 유력해 일각에서는 긴축에 분노한 여론이 이들 국가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 스렉시트, 포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긴축 반대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안정된 재정균형을 강조하며 EU를 이끄는 독일과 충돌하면서 유럽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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