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참가자들이 '풍선등'으로 어두운 경사로를 밝히자, 남대문 경찰서 측에서 방패를 든 경찰병력을 정문에 배치하는 등 예민하게 대응했다
우야님 제공
성소수자 인권 재단 '비온뒤무지개재단'은 이날 쫄면 벙개가 간밤에 있었던 일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벌인 이벤트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밤 참가자들이 '풍선등'으로 어두운 경사로를 밝히자, 남대문 경찰서 측에서 방패를 든 경찰병력을 정문에 배치하는 등 예민하게 대응했다는 것. 야간 풍선등에 경찰서 입구를 봉쇄하는 것을 두고 참가자들은 경찰이 "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분노의 쫄면 시식'이 나온 배경이다.
앞서 참가자들은 "남대문 경찰서, 짜쳐('쪼들리다'의 방언)?"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짜장면을 먹었다고 한다. 차후에는 "남대문 경찰서, 버겁지?"를 외치는 '햄버거 벙개'도 계획 중이다.
남대문 경찰서 입구에서 비온뒤무지개재단 배분팀장 윤다림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SNS에서 보니까 방패 든 경찰 사진이 보이던데요.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별 다른 일은 없었고요. 저희가 위험해 보였나 봐요. 딱히 위험한 건 없었고 그냥 줄 서 있었을 뿐인데. (경찰 쪽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아요."
- 현재 대기 중인 집회 신청은 퀴어 문화축제 퍼레이드를 하기 위한 건가요?"네, 맞아요. 다음달(6월) 9일에 축제 개막식을 하고, 28일에 퍼레이드를 하(기로 계획 중이)죠."
- 집회 신고 규정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들었는데요."원래는 미리 이렇게 줄을 세우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한 달 전 신고가 원칙이라고 알고 있어요."(경찰에서는 마찰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대기줄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편집자 말)
- 그러면 언제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건가요?"오는 29일 자정이 집회 신고일이에요. 그 때까지는(있어야죠)."
윤 팀장은 갑자기 집회 신고 규정이 변경된 상황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참가자들은 집회 신고를 위한 노숙이 이어진 상황에도 지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신나는 음악이 어디선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서로 독려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대화 중에 지난해 퀴어 문화축제 당시 종교단체가 퍼레이드를 방해했던 일도 언급됐다. 윤 팀장은 "(퀴어 문화축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반대하는 세력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이 바뀔 것 같으니 방해하려는 거죠. (변화를) 인정하면 될 텐데."시청광장에서 무지갯빛 바람개비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