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 행사장 주변은 연이은 검은색 대형 세단과 취재차량 등으로 혼잡스러웠다. 삼성 호암상 시상식장 입구 로비쪽에는 별도의 포토라인이 세워졌다.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은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고건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덕수 전 총리 등 주요 정재계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언론의 최대 관심은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취재진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호암아트홀의 별도 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곧장 들어갔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안 취재진은 허탈해 할 수밖에 없었다. 행사장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삼성 재단이사장 선임 후, 그룹 대표하는 첫 대외행보이 부회장의 참석이 관심을 끈 이유는 호암상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1990년 이건희 회장이 만든 호암재단의 경우 그동안 삼성 오너 일가가 아닌 외부인사가 줄곧 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손병두 전 서강대총장이다. 재단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인재양성과 사회공헌 등을 기리기 위해 호암상을 만들어 매년 6월1일 시상해 왔다. 시상식에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오너일가가 직접 참석해왔다.
올해는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을 대신해 호암상을 직접 챙긴 모습이 됐다. 특히 지난달 이 회장으로부터 삼성 공익재단 이사장을 물려받은 이후, 첫 그룹 공식행사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호암상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면서 "이 부회장이 아버지의 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고 첫 행보가 이번 시상식이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등으로 이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승계구도가 거의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이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호암상 시상식은 국내 내로라는 정계와 재계 인사 수백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큰 행사"라며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해서 행사에 나서 주요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 자체가 이재용의 삼성시대를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행사에는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과 계열사 주요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반면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다른 삼성오너일가는 참석하지 않았다.
국내 내로라는 정재계인사들, 이재용 삼성 시대에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