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기 김용민의 책 <뉴스를 읽어드립니다>는 한국언론의 현실을 가감없이 평가한다.
진민용
"언론인에겐 자화상을, 독자에겐 주권을, 언론지망생들에겐 꿈을 돌려주는 책이다.적어도 지금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주류 언론이 스스로 숨기고 싶은 판도라의 상자를 거침없이 열어재꼈다." - 추천사 중에서
<뉴스를 읽어드립니다>가 전국 서점에 배포되며 독자들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민동기 <고발뉴스> 보도국장과 김용민 PD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미디어토크>의 내용을 요약 및 정리했다.
"진실보도로 연결되지 않는 자기반성은 자위행위다"라는 글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에는,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소송 비용 마련'이라는 다소 '궁색한' 이유가 담겨있다. 그런 솔직함이 민동기, 김용민의 장점이다. 프롤로그만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이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미디어토크>의 인트로 중 "저 쪽에 이명박근혜가 있다면 이 쪽에는 민동김용민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은 후, 이명박근혜와 조중동, 그리고 주류 언론과 대척점에 있는 팟캐스트만의 무모함이 느껴졌다.
우선 이 책은 '신문'으로 대표되는 주류언론들에 대한 구체적인 현 상황을 지적하며, 그 내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김재철 체제의 MBC 몰락, KBS 이사회의 권력입맞춤, 사기업인 SBS가 권력에 길들여져 가는 과정을 소상하게 짚어낸다.
특히 종편에 대해서 거침이 없다. JTBC를 비롯한 TV조선, 채널A, MBN은 미디어악법 날치기 통과와 이명박의 정권옹위를 노린 꼼수의 극치였고, 이들은 그에 걸맞게 정권의 특정 부위를 거침없이 '빨아'줬음을 낱낱이 까발린다.
그래서 읽기가 쉽고 시원하다. 뭔가 속이 후련한 느낌마저 든다. 우리는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언론의 굿판을 지켜봐 왔다. 종편은 말 그대로 종합편성이라는 대국민약속을 빌미로 승인을 받았지만, 하루종일 수준 이하의 패널들이 쏟아내는 배설물의 오염을 지켜봐야 했다.
이 책은 그런 종편이 믿는 구석이, 노인들의 자기합리화라고 주장한다. 젊은 세대들이 과거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 할 때, 지식에서 밀리고 힘에서 뒤쳐진 노인세대들에게 종편은 자식보다 더 살가운 '약장수'가 돼 주고, 그런 종편들이 쏟아내는 출처불명의 저질정보들은 "당신들이 옳습니다"라는 거짓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중동 등 1인 지배주주에 경영권, 편집권이 집중된 언론사는 핸들링하기 쉽습니다. 그 1인을 흔들면 되거든요.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 본문 중에서아울러 이 책은 현재 주류언론 대부분이 1인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고, 이런 사실은 정권이 바뀌면서 언론을 길들이기 쉽도록 해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사회나 방문진이 있는 KBS나 MBC보다 개인이 사주인 SBS를 더 길들이기 쉬운 것처럼 말이다.
특히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들이 사주가 있다는 점은 그 사주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는 권력들이 언제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언론 통제를 가능하게 해 언론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현실은 곧 독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미 조중동 등 주요 종합일간지는 그 발행부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고, 나머지 신문들과 지역신문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실정에서, 이들 주류언론들의 권력유착형 논조는 신문의 필요성마저 회의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책은 향후 언론의 지형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 라는 미래형 언론이다. 그러나 하드웨어만 바꾼 '디지털 퍼스트'는 오히려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어뷰징'(베껴쓰는 기사)만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은 불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