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이 정문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들이 병원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희훈
박원순 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시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삼성병원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국가 방역망에서 사실상 열외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병원의 자체 통제가 이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지속적으로 삼성병원에 대한 정보 공유와 역학 조사 협조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삼성병원의 실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137번째로 확진된 환자는 삼성병원의 용역 업체 직원으로 병원은 이 환자를 9일간 파악하지 못했다. 137번 환자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도 9일 동안 환자 이송 등의 과정에서 456명과 밀접 접촉했다.
이에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137번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우리 책임이고 불찰"이라며 뒤늦게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지난 14일 삼성병원은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 대응에는 오히려 서울시가 빨랐다. 서울시가 137번 환자의 병원 방문 기록을 밝혀냈다. 시는 137번 환자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확보해 이 환자가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환자는 아들의 외상 치료를 위해 보호자 자격으로 지난 5일 오후 4시 50분부터 6시 23분까지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있었다. 이를 확인한 시는 14일 보라매병원 응급실 폐쇄 조치를 내리고 밀접 접촉자 12명에 대해 자가 격리 시켰다.
또 서울시는 삼성병원의 비정규직 직원 역학 조사에도 나섰다. "용역 업체"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던 병원 파견직원 2944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15일, 이 중 2183명의 연락처를 받아 의심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다. 시는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서도 연락처를 받아 역학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삼성병원의 역학 조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메르스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접촉 위험이 있는 4075명에 대해 능동감시,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 자료, 속도 늦어"..."박원순, 삼성에 실망 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