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의 삼성'의 실패에... "박원순 시장, 실망 쌓여"

서울시, 137번 환자 이동경로 파악해 차단하는 등 오히려 성과 내

등록 2015.06.15 20:20수정 2015.06.1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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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성서울병원(아래 삼성병원)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삼성병원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오히려 서울시가 방역 조치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관리의 삼성'의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메르스 확산을 저지해 나갈지 주목된다.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의 추가 확진 환자수가 지난 13~14일에 걸쳐 11명 추가됐다. 하지만 삼성병원의 대처 소홀이 지적되면서 확산 고비를 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관리의 삼성'은 실패·허술... 서울시는 속속 성과 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이 정문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들이 병원을 빠져 나가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이 정문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들이 병원을 빠져 나가고 있다.이희훈

박원순 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시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삼성병원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국가 방역망에서 사실상 열외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병원의 자체 통제가 이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지속적으로 삼성병원에 대한 정보 공유와 역학 조사 협조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삼성병원의 실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137번째로 확진된 환자는 삼성병원의 용역 업체 직원으로 병원은 이 환자를 9일간 파악하지 못했다. 137번 환자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도 9일 동안 환자 이송 등의 과정에서 456명과 밀접 접촉했다.

이에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137번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우리 책임이고 불찰"이라며 뒤늦게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지난 14일 삼성병원은 부분 폐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 대응에는 오히려 서울시가 빨랐다. 서울시가 137번 환자의 병원 방문 기록을 밝혀냈다. 시는 137번 환자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확보해 이 환자가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환자는 아들의 외상 치료를 위해 보호자 자격으로 지난 5일 오후 4시 50분부터 6시 23분까지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있었다. 이를 확인한 시는 14일 보라매병원 응급실 폐쇄 조치를 내리고 밀접 접촉자 12명에 대해 자가 격리 시켰다.


또 서울시는 삼성병원의 비정규직 직원 역학 조사에도 나섰다. "용역 업체"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던 병원 파견직원 2944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15일, 이 중 2183명의 연락처를 받아 의심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다. 시는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서도 연락처를 받아 역학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삼성병원의 역학 조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메르스 삼성서울병원 즉각대응팀'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접촉 위험이 있는 4075명에 대해 능동감시,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 자료, 속도 늦어"..."박원순, 삼성에 실망 쌓여"

박원순 "지금 지켜야 할 대상은 시민의 생명"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지금 메르스와 전쟁을 하고 있다. 지켜야 할 대상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고 시민의 삶과 행복이다"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서 이 싸움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지금 지켜야 할 대상은 시민의 생명"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지금 메르스와 전쟁을 하고 있다. 지켜야 할 대상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고 시민의 삶과 행복이다"며 "정부와 지자체, 민간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서 이 싸움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호

서울시는 삼성병원의 자료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가 환자 관련 자료를 받았지만 행정 조치를 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삼성병원 측에 환자 접촉자 명단을 달라고 요청하면 연락처 없이 이름만 오는 경우가 있었다"며 "빨리 자료를 받아야 조치를 취할 텐데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기획관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환자 71명 중 리스트에 없던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며 "이는 위험환자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했다는 것으로 관리의 실패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은 연일 삼성병원을 질타하고 있다. 박 시장은 '관리의 삼성'이 메르스 대응에 실패하자 국가가 나서서 삼성병원을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면 폐쇄를 언급하는 등 행정 명령 발동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삼성병원이) 14번 환자와 35번 환자의 격리 조치가 미흡했고 이어 137번 환자가 발생한 뒤에도 실망이 이어졌다"면서 "양천메디힐 병원은 즉각적인 폐쇄 조치로 메르스 확산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삼성병원은 양천메디힐과 같은 작은 병원보다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병원에서 발병한 환자가 71명으로 이 정도 숫자면 화가 날만 하지 않냐, (박원순 시장이) 최고의료기관인 삼성병원에 크게 실망을 했다"면서도 "서울시는 삼성병원이 의료기관으로서 선제 조치를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확산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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