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때 모습.
남소연
수도권 출신의 3선인 최재성 의원은 이른바 '범주류',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에서 각각 대변인을 지냈다. 지난달에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5표 차이로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패했다.
최 의원은 당내에서 전략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정세균 의원이 민주당 대표일 때 2010년 지방선거 공천 당시 당 혁신위원회 간사를 맡아 내부 비주류 세력의 반발을 제압하고 시민배심원제 도입을 성사시킨 바 있다.
문 대표는 추진력과 돌파력을 지닌 최 의원이 사무총장의 적임자라고 판단해 일찍이 사무총장 인선 대상으로 점찍어두었다는 후문이다. 최 의원이 일전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도 인선 배경으로 작용했다. 본인의 선거 출마와 상관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강도 높은 공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최 의원이 이른바 '범주류(정세균계)'라는 이유로 사무총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비주류에 불리한 공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비주류 세력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며 문 대표를 상대로 '최재성 카드'를 강하게 반대했다.
이 원내대표가 최 의원 임명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문 대표는 지난 22일 여러 의견을 듣는다는 차원에서 후보군을 추천받았고, 후보 명단을 중심으로 다음 날 인선을 마무리하기로 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동철 의원, 노영민 의원, 우윤근 의원을 추천했다. 당 최고위원들은 같은 날 비공개 회의에서 문 대표에게 인사결정권을 위임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추천한) 3명 중 1명이 사무총장에 임명될 경우, 최재성 의원이 전략홍보본부장을 맡는 방안을 문 대표가 긍정적으로 검토했었다"라며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추천이 성사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인사를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내정했던 대로 인사를 단행했다, 최고위원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인사안을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걸 "대표, 당의 안쪽에 열쇠 잠궈"... 인선 결과 비판 '최재성 카드'를 반대해온 이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문 대표와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임명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당직 인선 결과가 발표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문 대표가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 인선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인선 결과 발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껏 대표께 당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줄곧 말씀드려왔는데, 오늘 대표는 당의 안쪽에 열쇠를 잠갔다"라며 "포용하지 않는 정당은 확장성이 없다, 확장성이 없으면 죽은 미래가 있을 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과 더불어 전략홍보본부장으로 임명된 안규백 의원은 박지원 의원 쪽에서 추천한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범주류'인 정세균 의원과 더불어 '구민주계'인 박지원 의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도권 출신의 재선인 안 의원은 우윤근 원내대표 시절에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다.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정책위의장 인선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강기정 현 정책위의장의 유임설이 유력하지만, 이 원내대표 쪽에서 비주류 재선인 최재천 의원의 임명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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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 신임 사무총장에 최재성 임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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