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심상정 뒤에는 대표라는 호칭이 붙지만 아직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직을 맡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권한을 주면 확실히 책임지겠다"라고 밝혔다.
남소연
- 이번에 선출된 당 대표는 내년 총선을 이끈다. 보통 '총선 리더십'은 내부를 단결시키고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역할을 말한다. 그것에 후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정의당은 지금 낮은 당 지지율보다 지지강도가 약한 것이 더 문제다. 중심이 단단하고 매력적이어야 끌어당기는 힘이 생긴다. 정의당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들이 당 안팎에 있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전략·전술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지금은 정의당을 단단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의 팀워크를 혁신해 패배주의를 일소하겠다. 몇몇 스타플레이어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능력과 헌신을 기준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하겠다. 다양한 당원들의 문제인식과 지혜를 모아 정의당을 작지만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대표가 되겠다."
- 총선 리더로서 다른 후보와 차별되는 후보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원내·외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내년 총선 전략과 직결된 게 선거법 개정이다. 저는 그동안 헌법소원을 주도해 지역구 인구편차 2:1 조정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받아냈다. 정치개혁의 골든타임을 열어놨다고 자부한다. 이후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실현 방안을 법안으로 청원해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기도 했다.
다만, 선거법 개정 논의의 승패는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달렸다. 대표가 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담판을 지을 것이다. 선거법 개정을 위한 범야권 공동기구를 구성해 문 대표와 야권 단일안을 만들고, 시민사회와도 공조해나가겠다."
- 총선 시기가 되면 또 다시 야권연대가 거론 될 것 같다. 그러나 지난해 7.30재보궐 선거에서 노회찬 후보는 새정치연합 후보의 사퇴에도 패했다. 야권연대가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하나?"총선에서의 야권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무기력한 새정치연합과 존재감 없는 정의당의 연대는 '루저(패배자)'들의 살기 위한 연대로 성공하기 힘들다. 혁신을 전제로 연대가 이뤄져야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당내 혁신만 가지고도 안 된다. 새정치연합이 내부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되, 정치개혁에도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득권 양당의 독점 정치 체제를 극복하고 국민을 골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4.29 재·보궐 선거 때 '야권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했다. 후보 단일화도 없고 불공정한 선거제도 개혁도 하지 않는다면, 야권 전체가 공멸하자는 얘기냐고 반문하고 싶다. 야권이 혁신으로 경쟁하고 선거법 개정을 위해 범야 공조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한다."
- 정의당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면 총선에서 '승리했다'라고 말할 수 있나?"현재로서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고, 교섭단체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정의당이 한국 정치에서 유의미한 플레이어로 역할하기를 바라는 것이 당원과 국민의 기대다. 현재 당의 조건으로는 우주의 기운이 필요할지도 모른지만(웃음), 진보의 결집과 당의 혁신, 야권의 혁신 경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은 확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당에는 현역의원 다섯 명과 전직 의원, 기초단체장 등 경쟁력을 지닌 유력 후보들이 있다. 이들 모두 지역구에서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
당의 외연을 넓히고 당세 확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검증된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 정치는 항상 가능성의 예술이라 본다. 가능성이 주어지면 얼마든지 정의당을 선택할 '준비된 유권자'는 너무나도 많다. 지금은 비록 원내 5석이지만,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변모하면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대표가 되겠다."
"전태일 과잉이 아니라, 노무현과 전태일 모두 부족"- 현재 노동당 등과 진보재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진보세력의 결집은 뿌리 깊은 진보정당으로 가기 위한 과제다. 노동자·진보 시민들의 유보된 지지를 복원해내기 위해 종합적인 기획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눈덩이도 크게 굴리려면 중심이 단단해야 하지 않나. 정의당의 중심을 단단히 세우고, 더 넓은 대중정당으로 나가기 위한 출발선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진보 재편을 이루겠다. 총선 때 대중의 지지를 더 많이 받기 위해서도 진보 재편은 중요하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일종의 '종잣돈'을 마련하는 일이다."
- 진보재편을 '총선 종잣돈'이라 표현했다. 2011년에도 통합 과정이 있었다. 총선 위해서 결집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진보재편이 총선에 영향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과거처럼 단순히 총선에 이기기 위해 결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온 혁신의 내용을 종합·통합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 이러한 기초 위에 재편해야 내년 총선에서 더 넓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너무 노동자 중심으로 가는 건 아닐까, 좀 더 시민의 눈높이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걱정한다. 그러나 노동자와 시민을 구별하는 시각은 현실에 맞지 않다. 정의당이 전태일과 노무현의 만남으로 탄생했다면, 지금은 전태일이 과잉이라서 문제가 아니다. 전태일과 노무현 모두 부족해서 문제다."
- 연초 연평도 방문 등 그동안 진보정당에 없었던 안보행보를 보여줬다. 이런 행보에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진보정치가 대안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평가받으려면 외교·안보 영역에서도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젊은 아들·딸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청춘을 나라에 헌신하는 현장에 100번이라도 가야 한다. 그들을 격려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영혼들을 보듬고 영면을 기원해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 진보의 가치와 배치된다는 주장은 편협한 생각이다. 튼튼한 안보 위에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공존의 가치를 세워야 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다.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 통일을 주도하는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국민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위임받는 게 중요하다."
- 출마선언에서 '당원이 선출한 대표를 맡아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당선 되면 가장 먼저 어떤 걸 해보고 싶나?"노항래 후보가 '더 이상 돌려막기해서는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저 역시 심상정이라는 이름값이 돌려막기로 사용되는 것을 불허하겠다(웃음). 많은 당원이 제가 선출된 당 대표를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사실에 놀라더라. 이제 한 번은 당을 위해 정성을 다해보고 싶다. 제대로 권한을 주시고 책임을 더 크게 물어 달라. 그동안 공동대표 등의 구원투수로 일하면서 제대로 책임지기가 어려웠다. 이번에는 선발투수로 기용해 달라. 확실하게 책임지겠다. 당 대표가 된다면 먼저 각 지역위원회 별로 가장 최근에 입당한 당원들과의 '치맥(치킨+맥주)' 번개 모임을 마련하겠다. 지역위원회 막내들을 한 자리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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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위해 조성주와 경쟁할 것 진보정치 선발투수로 기용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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