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맛은 정원 바람 소리와 더불어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을 찾아서

등록 2015.06.27 17:39수정 2015.06.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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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교토 서북쪽 호리카와 이치조에 있는 우라센케(裏千家) 차도 종합자료관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이곳은 새로운 특별전 준비로 자료관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둘레 뜰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정원은 잘 손질하여 키운 대나무와 꽃이 진 목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 밖 뜰입니다. 한 곳은 큰대나무와 작은 대나무가 인상적이고, 다른 곳은 목련 꽃과 활엽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 밖 뜰입니다. 한 곳은 큰대나무와 작은 대나무가 인상적이고, 다른 곳은 목련 꽃과 활엽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박현국

일본에 차가 전해진 것은 불교와 더불어 한반도 대륙에서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 전해진 차 문화는 불교 중심의 귀족문화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고온 다습한 환경이 차나무가 자라는데도 알맞아 급속도로 확대됩니다.

이후 일본의 차 문화는 고급문화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차도구가 한반도나 중국에서 직수입되어 귀족층의 호사 취미가 됩니다. 한반도나 중국에서는 이미 사라져 볼 수 없는 귀중한 도자기 차 도구들이 일본에만 남아있는 것도 많습니다.

일본 귀족층에서 누리던 차 문화는 이제 차도라는 이름으로 일본 문화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를 마시는 습관이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와서 차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본 초 중등 학교나 대학에도 차도회가 있고, 사회인 차 동호회에서도 차를 내리거나 마시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특히 가루차인 마차를 대나무 채로 휘저어 마시는 습관은 일본 차도의 대표 상품이 되었습니다. 가루차인 마차는 차 향이나 맛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국내에서는 마차 소비가 줄고 있지만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은 고령화나 소자화로 차를 마시는 사람이 감소하고 있지만 일본이 적극적으로 차 문화를 수출하여 외국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차를 마시는 습속은 송나라 때 급속도로 발전하여 도자기 문화와 더불어 보편화되었습니다. 오래 전 차를 마시는 것은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약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차를 손쉽게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차를 가까이 하고, 좋아하게 되면 차를 마시는 주변 환경을 차 맛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려고 하나봅니다. 차 맛이 가져다주는 소박하고, 은은한 차 향과 같은 경치를 좋아하게 됩니다. 이곳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에도 그런 뜰을 만들어 즐길 수 있게 꾸며놓았습니다. 특히 대나무 사이를 거쳐 오는 바람 소리가 차 향에 어울립니다. 비록 전시관 자료는 볼 수 없었지만 뜰은 맘껏 구경하였습니다.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과 잘 만들어진 마차(抹茶)입니다.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과 잘 만들어진 마차(抹茶)입니다.박현국

<참고 누리집>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 http://www.urasenke.or.jp/textc/gallery/tenji/, 2016.6.27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라센케 차도 종합자료관 #마차(抹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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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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