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보누스
아침에 일어나서 곁님하고 빙그레 웃음을 지으면서 마음을 열면, 온 하루가 기쁜 웃음으로 흐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곁을 돌아보지 않고 낯부터 찡그리며 '어제와 똑같이 되풀이할 괴로운 일'을 마음속에 그리면 그야말로 온 하루가 괴롭기만 합니다.
아침에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아이를 마주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말을 건네면, 온 하루가 재미난 놀이로 부풀어오릅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한테 잔소리부터 하면, 아이도 어버이도 온 하루 잔소리투성이에 짜증덩어리에 그지없이 고달픈 불꽃이 튀기만 합니다.
침대는 엉망이고, 담가 놓은 지 오래된 기저귀에서는 차츰 냄새가 나고. (11쪽)더러워진 창문은 아무렇게나 그린 예술작품 같은데, 비가 오기 전까지는 그대로일 거야. (14쪽)<오늘 하루>(보누스,2015)라는 책을 읽습니다. 파란 빛깔로 조그마한 책은 빨간 띠종이가 살며시 감쌉니다. 띠종이를 벗기면 책겉에 영어로 'Today'라 적혔고, 영어로 한 줄 두 줄 짤막한 이야기가 흐릅니다. <오늘 하루>는 어떤 책일까요?
다른 사람이 보면 이게 뭐냐고 하겠지? (16쪽)
작은 배움책 <오늘 하루>는 짤막한 글 하나가 바탕이 되어 태어났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로 육아와 복지를 배우러 간 일본사람이 있었고, 이녁은 뉴질랜드에 있는 어느 육아지원소 벽에 붙은 짤막한 글을 보았다고 합니다. 벽에 붙은 짤막한 글은 누가 썼는지도 모르고, 누가 붙였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저 누구나 읽고, 누구나 생각하며, 누구나 느낀다고 해요.
육아지원소 벽에 붙은 글은 '아이와 지내는 삶'을 노래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이게 뭐냐"고 할 만한 살림살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오늘 하루" 아이하고 어떤 삶을 누렸는가 하는 이야기를 살며시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