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임헌정 지휘자, 이경재 연출, 테너 김우경.
문성식 기자
이날 이경재 연출은 "<마술피리>는 등장인물이 19명이나 나오는 엄청난 작품입니다, 그것을 원작을 살리면서도 모든 계층이 향유할 수 있는 가족오페라로 만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는데요, 그 결과들이 보여서 즐겁습니다"라면서 "학창시절과 13년 전 제가 귀국해서 임헌정 선생님이 국립오페라단과 마술피리를 하실 때도 공연에 참여했고, 이번에 직접 연출까지 맡아 훌륭한 가수들과 '팬'의 입장에서 함께 작품을 하니 너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참여하는 성악가들도 젊은 세계정상급 가수이자, 현재 대학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뉴욕, 런던, 밀라노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을 석권하고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2004)에 빛나는 테너 김우경(타미노 역, 한양대 성악과 교수)은 "외국에서 공연이 많아 한국에 오면 쉬고 싶어도, 늘 학생 가르치는 일이 많아서 작품기회가 적었습니다"라면서 "이번 <마술피리>는 제가 실제로 제일 많이 한 공연이기도 하고, 독일에서는 어린아이들도 가사까지 외울 정도로 대중적인 레퍼토리거든요, 관객들께 독일에 가지 않아도 수준 높은 작품을 보실 수 있도록 최고로 선보이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베이스 전승현(자라스트로 역, 서울대학교 성악과 교수)은 "대학교 때 임헌정 선생님과 <마술피리>를 했고, 이경재 선생님과도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인연이라 낯설지 않게 작업중"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바리톤 공병우(파파게노 역)는 "1등인 지휘자와 연출가, 1등인 타미노, 파미나, 밤의 여왕, 자라스트로와 하게 돼서 모든 분들과 예술의 전당에 감사드린다, 우스운 새장수 역할 이상의 파파게노 캐릭터를 찾아가는데 임헌정·이경재 선생님이 귀중한 조언을 주셨다"라면서 "사람의 운명과 기본적인 욕망을 표현하는 파파게노가 찾고자 하는 꿈을 마술피리를 통해 실현해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프라노 박현주(파미나 역, 숙명여대 성악과 교수)는 "존경하는 지휘 연출 선생님, 유명한 동료들과 함께해서 기쁘고, 제가 주로 밤의 여왕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파미나 역할을 맡게 되어서 열심히 토론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이번 작품에 독일어 대사 부분을 한국말로 하게 되는데, 관객과 독일어 오페라를 우리말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 굉장히 즐겁다"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서활란(밤의여왕 역)은 "초등학생 때 TV에서 팝페라가수 키메라씨가 밤의 여왕을 부르는 것을 보고 오페라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토월극장 오페라에서 밤의 여왕을 한 후 이 캐릭터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밤의 여왕의 유명한 아리아 '내 마음을 불타게 하네'라는 노래가 사실 쉬운 노래는 아닌데, 더운 여름에 오싹함을 싹 날려버릴 재밌는 무대로 준비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무대를 간소화했다는 측면에서 2011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됐던 피터브룩의 <마술피리>를 연상케 한다. 연출의 이경재는 "피터브룩의 '비움의 미학'은 무대를 단순히 비우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간소화함으로써 등장인물이 만드는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각형의 흰색 무대를 도화지처럼 활용해 8개 장면별로 연출하고, 영상과 조명을 활용해 회화적 감각을 살린다"라며 "피터브룩의 오페라가 피아노 반주에 한 시간 반의 함축적인 공연이었다면, 우리 작품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두 시간 반 전막 그대로 원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