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조례 제정 필요"

배찬식 의원, 5분 발언 통해 주장... 유족들 "조례 꼭 통과됐으면"

등록 2015.07.01 17:51수정 2015.07.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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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10월 충남 공주시 왕촌 살구쟁이 5번째 구덩이에서 발견된 희생자 유해.
지난 2013년 10월 충남 공주시 왕촌 살구쟁이 5번째 구덩이에서 발견된 희생자 유해.심규상

배찬식 의원은 공주시의회 제175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공주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필요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며 공주시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1일 오전 11시, 공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방청을 지켜보던 한국전쟁직후민간인희생자 곽정근 공주유족회장과 회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다른 자치단체에선 조례 제정은 물론 추모공원까지 조성된 마당이라, 그동안 공주시로부터 냉대를 받아왔던 유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국군과 경찰은 1950년 7월 9일 공주지역 국민보도연맹원 200여 명과 공주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 300여 명을 충남 공주시 상왕동 살구쟁이(살구나무가 있는 언덕이란 의미)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학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 2010년, 공주 왕촌 살구쟁에서 1950년 7월 9일께 공주 CIC분견대, 공주파견헌병대, 공주지역 경찰 등이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최소 400여 명을 집단학살한 일은 '진실'이며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헌법에 보장된 생명권, 공정한 재판권리 빼앗은 행위"

 제175회 공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배찬식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공주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필요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175회 공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배찬식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공주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필요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김종술

5분 발언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배찬식 의원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우리 현대사의 슬픈 비극으로 전국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이 집단학살을 당했다"면서 "전쟁이라는 국가위기와 비상사태였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근거와 절차가 없는 행위는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고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빼앗은 행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유족들은 2006년부터 '한국전쟁 후 민간인희생자 공주유족회'를 조직하여 매년 7월 9일 고인들에 대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며 "과거사 위원회가 '희생자 위령제 봉행 및 위령비 건립 위령사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한 만큼 '공주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필요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배 의원은 "아버지도 참전 유공자이다, 6·25 때 군대를 다녀온 후 다시 징집되어 미군에서 군속으로 근무하셨다"면서 "작년 12월에 작고하실 때까지 살아생전에 국방부와 국회 등 많은 곳을 발로 뛰어다니면서 고생하셨지만 보상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이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생각해서 발의안을 준비하고 오늘 첫발을 디딘 것이다"라며 "향후 동료 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꼭 성사시킬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한국전쟁직후민간인희생자 곽정근 공주유족회장과 회원들이 방청하고 있다.
한국전쟁직후민간인희생자 곽정근 공주유족회장과 회원들이 방청하고 있다.김종술

곽정근 공주유족회장은 "전국적으로 유족회가 자치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음에도 그동안 공주시에서는 냉대를 받아 왔다"면서 "수차례 유해발굴부터 위령제까지 재정지원이 없어서 어렵다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최근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서 다행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의회가 시작되면서 5분 발언을 통해 발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서 관심과 호응을 드리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2009년과 2013년 2번에 걸친 왕촌 유해발굴로 397구가 발굴되어 충북대학교 추모관에 모셨다, 전국 최대 규모의 발굴로 100% 발굴이 끝난 곳은 공주뿐"이라며 "대규모 발굴 과정에서 공주시는 아무도 와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회비를 걷어서 위령제를 진행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해왔다"면서 "공주시장이 위령제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서러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끝으로 곽 회장은 "가까운 홍성군은 군에서 땅과 비용을 제공해서 돌아오는 13일 날 제막식을 할 예정"이라며 "공주도 내년부터는 왕촌 살구쟁이 장소에 위령비를 세우고 위령 공원을 만들어 학생들과 2세들이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례까지 꼭 통과되어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유족이 갹출을 해서라도 성사시킬 것이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살구쟁이 #민간인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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