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된 이완구 전 총리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며 "진실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성호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해 온 검찰이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기소하기로 한 것과 관련, 이 전 총리가 '이번 수사는 난센스'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내년 총선에 반드시 출마해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전 총리의 핵심측근인 서준원 여의도연구원 이사는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직후인 2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총리의 입장을 밝혔다.
서 이사는 "이 전 총리가 직접 나와서 입장을 밝혔으면 좋았겠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못해 제가 대신 뜻을 전하게 됐다"며 "하지만 매일 수시로 통화를 할 정도로 충분한 교감을 가지고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장 먼저 "국민, 특히 충청민들의 기대와 사랑에 부응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다, 매일 매일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이 전 총리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또 "제일 안타까운 것은 낙마 직전 모 언론사의 '비타500 보도'다, 이는 명백한 오보다"라면서 "검찰에 충분히 소명했지만 결국 (사퇴) 여론 형성에 상당히 기여했다. 그런데 지금 비타500은 어디로 갔나"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우선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직 총리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자기방어권을 보장하지 못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으면 피의사실에 대해서 물어봐야 하는데,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는 이해하기 힘든 수사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부여·청양 선거캠프에서 알바 하던 여학생까지 소환하여 조사했다, 아주 낱낱이 뒤졌다"며 "한 때 비서관이 운전기사와 전화통화한 것을 가지고 회유라고 했지만 무혐의로 결론나지 않았느냐"고 억울해했다.
그는 또 "이 전 총리는 진실은 무엇보다 막강하며,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각오"라면서 "지금 이 전 총리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단배의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서 이사는 '성 회장을 잘 모른다'고 답변했던 이 전 총리의 답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던 고 성완종 회장과의 관계는 이 전 총리의 직설화법으로 인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랜 시간을 걸쳐서 속내를 드러내놓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는 대답이 직설화법 때문에 오해를 가져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이 양자가 1년 동안 200여 차례 통화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주로 통화는 수행 비서들끼리 연결을 위해 한 것이고, 실제 두 분이 연결된 것은 40여 통밖에 되지 않는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확인해 봐라, 그분(성 회장)은 하루에도 5번 이상씩 (비서에게) 연결해 보라고 시키고, 막상 연결이 되어도 특별한 일도 아닌 경우가 많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