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버스 신성여객 고 진기승 노동자
80여 사업장의 노동현장 상황을 정리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전주 신성여객의 고 진기승씨의 죽음이었다. 2009년 신성여객에 입사해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 가입한 그는 2012년 파업에 참가했다가 해고당했다.
부당해고가 확실한 상황이었음에도 사법부가 판결을 내리는 동안 그의 생계는 막막해졌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복직시켜주겠다는 사측의 말에 진기승씨는 회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약속은 말뿐이었다. 그는 복직되지 못했다.
그는 2014년 4월 30일 목숨을 끊었다. 법원은 5월 1일 부당해고 판결을 내놨다. 활자로 읽기만 해도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린 사연이었다. 수많은 기업이 부당해고임을 인지하면서도, 사법 처리가 더디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전횡을 부린다. 사법처리 전까지 노동자가 버틸 방법은 요원하다.
또한 순천 지도에서 소개된 포스코의 사례에서 포스코가 올해 초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의 스마트폰에 깔게 한 '포스코 소프트맨' 앱도 충격 그 자체였다. 책에 따르면 정규직은 물론이고 비정규직 모두 이 앱을 깔아야 했는데, 이 앱을 깔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의 내용까지 사측이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노동자를 기업의 부속품으로 여긴다고 해도, 애인도 마음대로 볼 수 없게 하는 카카오톡을 회사가 모두 본다니 소름이 끼쳤다.
책 속 부록처럼 끼워져 있는 '각 지역 주요 기업의 비정규직 현황'은 한눈에 각 지역의 비정규직 비율을 알 수 있는 시각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기업 내 비정규직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데, 85.9%가 비정규직이다. 이어 맥도날드(80.9%), 롯데리아(77.3%), 희성전자(78%)와 현대삼호중공업(71.5%)이 비정규직 비율 70%가 넘는 기업으로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