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한 집에 설치한 고양이 해먹. 반응이 나쁘지 않다.
김준수
전에 살던 집에서는 창 밖 구경을 취미로 삼던 냥이였는데, 새 집에선 창문 구조가 허락하지 않는 상황. 미안함에 돈을 아껴서 해먹을 선물해주었다. 내가 밥을 한 끼 덜 먹어도, 고양이가 행복한 표정이라면 괜찮다 싶기도 하다.
자금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다시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살아오면서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당장 다시 원고를 쓰고, 일을 구해서 해야할 것이다.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 쉽지 않겠지만 다시 해나갈 수 있다고 마음먹기로 했다.
일을 쉬면서 진작 찾아뵙기로 한 아버지께 다녀오지 못한 것이 떠올라 죄송할 따름이다. 아버지네를 방문하는 것은 아마 일을 해서 재정 위기를 극복한 이후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새로 이사온 동네는 지난주까지 살던 대학가보다 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방도 넓어지니 마음도 편안하다. 앞으로도 헤쳐나갈 부분이 계속 생기겠지만, 그래도 다 장점과 단점이 다른 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있다. 정들었던 동네를 떠난 것은 아쉽지만, 여기서 다시 추억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랜다.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힘든 상황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그래도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그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힘을 내기로 한다. 잘 될 것이다. 고양이도, 나도, 그리고 마침내 동거인이 된 나의 사랑스러운 애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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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방세 더 뺄게요" 주인의 청천벽력같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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