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없애자는 구의원들, 왜?

부산진구 새정치연합 의원들 "새누리당 거수기 의회 필요 없어"

등록 2015.07.15 15:00수정 2015.07.15 15:00
0
원고료로 응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부산진구의원들은 15일 오전 부산진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감시 역할을 포기한 부산진구의회를 차라리 해산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의회 독점으로 구의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부산진구의원들은 15일 오전 부산진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감시 역할을 포기한 부산진구의회를 차라리 해산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의회 독점으로 구의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정민규

구의원들이 구의회를 없애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진구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구의회에서 의원들이 의회 문을 닫자고 외치는 이유는 왜일까.

15일 오전 구의회 해체 요구 기자회견을 위해 부산진구의회 앞에 늘어선 7명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구의원들은 입을 모아 "새누리당의 거수기로 전락한 구의회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체 19명인 부산진구의원 중 야당은 이들 7명이 전부. 나머지 12명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 소속 의원들이 구정 감시라는 원래 목적보다 같은 당 소속인 하계열 구청장을 위한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당이) 주민들로부터 투표로 위임받은 엄숙한 업무인 구정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뒷전"이라며 "같은 당 소속이라고 당리당략으로 구청장을 감싸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주민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다. 의원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거론했다.

부산진구의회에서는 그동안 청소용역 위탁을 둘러싸고 대행업체에 대한 구청의 관리부실 등을 개선하자는 야당의 요구가 있었지만 구청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를 반대했다. 결국 지난달에는 야당 의원들이 구청장과 청소대행업체를 검찰에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민자사업 방식과 그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거듭되어왔던 부전도서관 개발 사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행사가 자금난을 이유로 구청에 요구한 360억 원 규모의 보증채무부담행위에 야당은 반대 입장을 내세웠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를 통과시켰다.

야당 구의원 의사 일정 거부...구의회 의장 "다수결로 밀어붙이지 않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부산진구의원들은 15일 오전 부산진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감시 역할을 포기한 부산진구의회를 차라리 해산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의회 독점으로 구의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부산진구의원들은 15일 오전 부산진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견제감시 역할을 포기한 부산진구의회를 차라리 해산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의회 독점으로 구의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정민규

이외에도 정화조 청소요금 인상이나 주차단속 과태료를 주차장 건설 대신 공무원 인건비로 사용해 논란이 된 주차장 특별회계 문제 등 야당 의원들은 구의회가 감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새누리당의 구의회 독점이 의회를 거수기로 전락시켰다는 것이 야당 의원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상임위 논의조차 거치지 않은 소위 '쪽지예산'을 예결특위에 갑자기 올려 통과시킨다거나, 낭비성·선심성 예산 축소를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장단 구성에서도 전체 5석 중 4석을 가져가며 의회 구성 비율에 맞게 2석을 배정해달라는 야당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배용준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주민에게 불이익이 가고, 견제를 못 하는 의회를 이럴 바에는 해산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유일하게 야당 몫이던 구의회 운영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오는 27일 본회의 전까지 상임위에 불참하는 등 의사일정 거부에 들어갔다. 

이러한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 강외희 부산진구의회 의장은 "야당 의원들이 자기들 주장에 맞지 않는다고 외부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맞지 않다"면서 "새누리당이 다수결로 밀어붙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강 의장은 "재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게 좋겠다는 뜻에 따라 의장단을 구성했고, 야당은 재선 의원이 1명밖에 없어 1명 만 의장단에 들어온 것이지 다수결로 임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4. 4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5. 5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연도별 콘텐츠 보기